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스투이텐 두이빌 열차역 근처에서 1일(현지시간) 메트로-노스 열차가 탈선, 최소 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다. 사진은 열차 탈선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관들이 사고 처리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뉴욕 브롱크에서 1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이 사망했다.
뉴욕총영사관과 외교부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뉴욕시 브롱크스 스투이텐 두이빌 열차역 근처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사망한 4명 가운데 1명이 한국인 여성인 안기숙(35)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2009년 12월부터 뉴욕 브루클린의 요양원(nursing home)에서 간호사로 일해 온 안씨는 사고 당일 야간 근무(night shift)를 마친 뒤 퀸즈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 열차에 탑승했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와 함께 아파트에 살았던 3명의 룸메이트 중 1명인 정희정 씨는 안씨가 미국 정부의 '영주권(green card)'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정씨는 현지 매체인 뉴욕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너무도 충격을 받았다. 그는 참 친절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씨가 일하던 요양원의 한 간호사도 NYT와 전화통화에서 안씨가 평소 미소를 띤 채 신속하게 일했다며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안씨는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이 돌보는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서 "요즘 내가 예뻐라하는 아이! Abigail!! 빨리 나아라 아가야!!"라는 애정과 바람을 담은 글귀를 적어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안씨는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을 브루클린에 있는 킹스 카운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로 소개했다.
총영사관은 안 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한국에 있는 유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씨 외 한국인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지를 뉴욕시 관계 당국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메트로-노스 철도 소속 통근 열차의 탈선 사고로 사망자 4명 이외에 6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11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급커브 구간의 과속과 브레이크 이상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사고 열차 승객인 프랭크 타툴리는 현지 W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열차의 속도가 정상보다 상당히 빨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