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이가 태어났을 때 아진이가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그런 장담을 못 하시더라고요. 이런 아이들은 그냥 계속 이렇다고… 더 이상 좋아진다는 건 기대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100일이 지나도 목을 못 가누고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던 김아진 양.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엄마와는 달리 병원에서는 아진이에게 뇌병변 장애를 진단했다. 그 때 이후로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아진이의 모습, 엄마의 점점 아진이의 이런 모습이 힘겨워진다.
◈ 인정하기 싫었던 아진이의 장애아진이는 100일 무렵 지적장애를 동반한 뇌병변 판정을 받았지만 비로소 몇 년 전 장애아이로 등록되었다.
"장애아이로 만들어 놓으면 장애아로 평생을 살아야만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진이가 계속 그렇게 지낼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거든요… 분명히 괜찮아 질 거라고, 느릴 뿐이지, 다른 아이들보다 느릴 뿐이지 한 단계 한 단계 괜찮이 질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하지만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아진이는 지금까지도 혼자 힘으로 걸을 수도, 밥을 먹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아진이가 건강해지기를 바랐던 건 욕심이었을까… 내가 살면서 뭘 그렇게 잘 못 했을까… 엄마는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한다.
◈ 남편의 빈 자리
언제나 집안일과 아픈 아진이에게 소홀했던 남편. 3년 전 그런 남편과 이별을 했다.
유년 시절부터 형편이 어려웠던 문선 씨는 아이들에게 만큼은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지 않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는데…
현재 그런 꿈은 산산조각 난 상태다. 문선 씨는 매일 장터에서 순대를 팔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추워진 날씨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다시금 힘을 내어본다.
"큰 아들 민재에게도 아픈 아진이에게도 참 많이 미안해요. 해주고 싶은게 많은데… 제한이 있으니까… 일이 바쁘고 힘들다 보니까 아이들의 상황도 잘 이해 못 해주고… 저는 참 부족한 엄마예요. 하지만 민재가 저를 주물러 줄때, 아진이가 한번 씩 활짝 웃을 때. 힘이 들어서 지쳐 들어와도 같이 웃게 되고. 내가 이 아이들 때문에 사는 거지… 참 나도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해요. "
◈ 점점 불어나는 아진이의 치료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