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첫 실전 무대 쇼트프로그램에서 73.37을 받았다.
김연아는 6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8.37점과 예술점수(PCS) 35.00점을 더해 73.37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출전한 15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58.81점)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그가 2006년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뒤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통산 다섯 번째로 높다.
오른발 부상으로 뒤늦게 올림픽 시즌을 시작한 김연아는 그 첫 무대에서 고득점에 성공, 우려를 씻었다.
김연아는 올여름부터 준비해 온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이날 실전 무대에서 처음 공개했다.
한 차례 점프 착지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연기였다.
조명을 받아 노란빛이 감도는 올리브그린색 의상을 입고 빙판 가운데에 선 김연아는 잔잔한 선율과 함께 어깨를 웅크리며 늘어뜨린 팔을 뻗어 올리고는 스케이트로 원을 그리는 동작과 함께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를 깨끗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훈련에서 이 점프를 할 때 좁은 링크장 탓에 비거리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연결 점프까지 문제없이 착지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 점프를 정확히 뛰어오른 김연아는 카멜 스핀을 선보이며 연기의 전반부를 마무리했다.
음악의 중간 지점인 1분25초를 지나 점프의 기본점에 10%의 가산점이 붙는 구간이 오자 더블 악셀 점프(기본점 3.30점)를 뛰며 연기의 후반부를 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착지가 불안정해 살짝 얼음을 짚으며 기우뚱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하지만 안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스핀을 소화하며 끊어진 흐름을 다시 이었다.
이어 경기장을 횡단하며 직선 스텝 연기를 벌여 애절한 감정을 극대화했다.
잔잔하게 이어지던 음악이 다시 살짝 높아지면서 감정을 끌어올리는 마지막 부분이 다가오자 김연아는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 돌입했다.{RELNEWS:right}
스핀을 마친 뒤 살짝 앞으로 나오면서 양팔을 부드럽게 뻗는 동작과 함께 연기를 마쳤다.
경기장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원정 응원'에 나선 한국 팬들을 2분50초의 연기가 끝나자 뜨거운 박수로 부상을 떨치고 다시 빙판에 오른 김연아의 복귀를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