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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집으로 가는 길'에서 20대시절에 몰랐던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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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도연 '집으로 가는 길'에서 20대시절에 몰랐던 나를 보다

    "연기 안하면 안된다"는 사실 깨달아

     

    영화 '밀양'(2007)의 두 주역, 송강호와 전도연(40)이 올 연말 1주차로 신작을 내놓는다.

    '설국열차' '관상' 그리고 '변호인'을 개봉하며 올해 3차례 관객들과 만날 송강호와 달리 전도연은 영화 '카운트다운'(2011)이후 2년 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신작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1일 개봉한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은 마약 누명 주부 장미정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전도연의 열연이 기대된 작품이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전도연은 평범한 우리 이웃이자 엄마, 아내인 '송정연'을 표현해냈고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해 수감되면서 낯선 곳에서 느낀 공포와 불안, 외로움, 슬픔 그리고 남편과 딸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뛰어난 감정 연기로 표현해냈다.

    실제로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더 잘해낼 수 있었을까?

    최근 노컷뉴스와 만난 전도연은 딱히 그렇지는 않다며 현실의 전도연과 연기자 전도연을 연결 지어 사고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해피엔드'(1999)를 28살에 찍었는데 제가 아이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아이를 안는 장면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여자는 기본적으로 모성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도드라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창동 감독은 제게 모성애가 강해보여서 밀양에 캐스팅했다고 했다."

    막상 밀양을 촬영할 당시에는 자신이 아이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척 의식했다.

    "콤플렉스였다. 내 연기가 가짜 같았다. 내 머릿속의 전형적인 엄마 상을 그리고 그것을 흉내 냈다. 그러다 못하겠다고 포기선언도 했었는데, 그때 감독님이 그냥 느끼는 만큼만 해라, 네가 느끼는 만큼이 전부라고 해주셨다."

    집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은 나 자신이 아이를 둔 엄마라서가 아니라 '이야기'에 꽂혀서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감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고, 시나리오도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받았을 때 방은진 감독이 연출자로 확정돼 있었다.

    "마약 누명을 쓴 여자의 이야기이자 그녀를 구하기 위한 남편의 이야기 그리고 한 가족을 방치한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시나리오를 방은진 감독이 모나지 않게 잘 엮어놓았더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부부의 절실함, 그리움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방은진 감독은 감독이면서 선배 연기자라는 점에서 솔직히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앞서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난감했다고 밝혔던 전도연은 "여자감독과의 작업은 처음인데, 선배연기자라 특히 부담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선배로서 감독으로서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았으나 잘 맞춰나갔다. 원래는 직설적인 타입인데, 이번에도 좀 우회적으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실제 도미니크 공화국에 있는 나야요 여자교도소에서 촬영하는 등 빽빽한 일정의 해외 촬영을 소화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그는 녹록치 않았던 촬영환경보다는 주인공 송정연의 감정을 표현 못할까봐 노심초사한 점을 꼽았다.

    "촬영이 오랜만이기도 했고, 정연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그 짧은 시간에 정연의 지난 2년을 잘 보여줘야 하는데, 촬영 여건 상 다시 찍기도 힘들고, 하나라도 놓칠까봐 노심초사했다. 촬영 내내 무서웠고, 계속 (내 연기를) 의심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연기를 향한 자신의 뜨거운 열정을 깨달았다.

    20대 시절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그는 '구미호'(1994) 제작자와 미팅을 하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 적도 있다.

    정확하게는 전도연을 눈여겨본 제작자가 영화사로 불러 미팅을 하던 중 전도연이 안절 부절하자 이유를 물었고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다는 대답에 그럼 가라고 했는데 전도연이 정말 "그래도 되나요? 안녕히 계세요"하고 가버린 것. 그럴 정도로 연기란 전도연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무엇이 아니었다.

    데뷔하고 나서도 결혼하면 일을 관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점점 배우 전도연을 좋아하게 됐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계속 일을 하고 싶다.

    "난 이거 안하면 안 되는구나, 가사나 육아도 중요하지만 연기는 내 에너지를 쏟아낼 또 다른 부분으로서 무척 소중하다는 것을 이번 영화 찍으면서 명확하게 알게 됐다."

    배우로서 고민을 물었다. 그는 "없다"고 했다.

    "만약 지금 '협녀'를 찍고 있지 않다면, 다음에 무슨 작품하나,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고민했을 텐데, 협녀에 매진 중이라 몸은 힘드나 마음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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