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던 여성의 남편이 당시 경찰이 구급대원을 막는 등 반인권적인 행위를 했다며 경찰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자살을 기도한 권모(53·여)씨의 남편(57)은 "사람의 목숨이 위중한 상황에서 반인권적, 반생명적 행위를 한 경찰을 엄중히 조사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에 제출했다.
권씨의 남편은 진정서에서 "밀양시 단장면 96번 송전탑 건설 현장 앞 황토방 농성장 안에서 약을 먹었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주민 1명과 농성장으로 달려가려 했으나 경찰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승강이를 벌이는 바람에 신속한 대처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경찰은 출동한 119구급대원도 농성장으로 제때 가지 못하게 해 현장 수습이 늦어졌다고 강조했다.
권씨 남편은 "경찰이 '아내가 술만 마셨고, 약은 먹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며 산소 호흡기를 든 구급대원 2명만 농성장에 가게 하고 들것을 든 구급대원 2명은 가지 못하게 해 초동 조치가 상당히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찰은 농성장 안에 흩어진 약봉지와 번개탄, 유서 등을 발견하고도 신속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현장에 근무하던 경찰관은 권씨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황토방에 강제로 진입, 술병과 번개탄을 즉시 거둬갔다"고 해명했다.
또 "권씨에게 현장에 대기하던 한전 구급요원의 진료를 받도록 했으나 권씨가 거부했다"며 "하는 수 없이 119에 연락, 구급 조치를 하도록 했으며 119구급대의 출입을 막을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