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경향신문사 건물에 진입한 가운데 철도노조는 "폭력 탄압으로 민영화 반대 파업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민주노총 침탈'을 규탄했다.
철도노조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발표한 담화에 대해서도 "민영화에 대한 우려가 허구가 아니라 국토부의 궤변이 허구"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부 담화에 대한 철도노조 입장 전문.
폭력 탄압으로 민영화 반대 파업을 중단시킬 수 없다!
- 민영화에 대한 우려가 허구가 아니라 국토부의 궤변이 허구다
- 철도노조 탄압을 위한 민주노총 침탈을 규탄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월 대선 후보시절 철도노동조합의 정책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공공부문의 선진화 정책은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민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한 만큼 먼저 국민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권이 추구하는 공감대 형성이란 경찰력을 동원해 노조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것을 말하는가? 이미 국민들은 수서발 KTX는 민영화로 나아가는 길이며 정부의 일방 통행식 철도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당장은 물리력을 동원한 체포영장집행으로 권력이 노동자와 국민들의 입을 막고 눈을 가린다 해도 성난 민심은 부정한 권력을 용서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국토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은 정부 담화를 통해 정부는 민영화 의지가 없으며 민영화를 방지하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두었으므로 철도노조는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정부는 공적자금이 투자되므로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철도산업의 민영화 방식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국민들을 속이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그동안 민영화가 되었거나 진행 중인 공기업은 모두 현재 추진하는 방식인 주식회사로 전환시키면서 시작됐다. 상법에 규정받는 민간기업의 가장 전형적인 기업 형태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운영권을 부여하는 것이 민영화가 아니면 무엇이 민영화인가? 정부는 주식의 민간매각을 금지하는 안전장치를 두었다고 하나 더 확실한 제도적 안전판인 민영화 방지법 제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것이 궤변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실패에 기인한 철도적자를 운영기관에게 떠넘기고 이를 근거로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몰염치함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경쟁체제도입으로 철도를 효율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효율화는커녕 중복투자, 투자자에 대한 배당수익으로 철도 수익누출, 안전 위협 등 한국철도를 재앙으로 몰아넣는 행위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두 개로 분할된 공항공사 간 경쟁체제 도입의 효과가 무엇인가?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를 분할한 것은 1997년 제정된 「공기업 경영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조속한 민영화를 위한 것임이 법률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으며, 이에 근거해 지난 이명박 정권 시절 국토부가 끊임없이 공항민영화를 추진한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 운영사간의 경쟁효과는 또 무엇인가? 김영삼 정권 시절 서울지하철노조에 대한 무력화를 목적으로 서울지하철 5-8호선을 담당할 도시철도공사를 따로 설립하였지만 1-4호선과 5-8호선이 어떤 경쟁을 하는가? 오히려 두 기관은 환승시스템을 통해 서로 호환함으로서 승객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각 노선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서울지하철 1, 3, 4호선과 코레일 광역철도가 서로 경쟁하는가? 서승환 장관과 박근혜 정부의 관료들은 도시철도를 이용하면서 복수의 운영기관간의 경쟁에 따른 선호도에 따라 이용하는가?
그들이 말하는 경쟁의 효과야말로 어떤 합리적 객관적 근거도 없는 ‘허구’일 뿐이다. 백번을 양보하여 이번 국토부의 주장이 자신이 있다면 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국민적 검증도 거부하는가? 국토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현안보고마저 거부하는 대국민 무시, 대국회 무시의 태도를 보이면서 무슨 얼굴로 대국민 호소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철도를 사랑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철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철도노동자들이 국민과 하나 되어 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더 이상 정부는 사회적 갈등을 키우지 말고 철도노조가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진정한 철도 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값싸고 안전한 철도를 원하는 국민들과 철도 노동자들의 소망을 끝내 경찰의 군화발로 누르려 한다면 민심의 거대한 역풍은 이 정권의 오만함을 심판하고 말 것이다.
2013년 12월 22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