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의 정우와 고아라 (CJ E&M 제공)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 열풍은 영하의 날씨가 무색게 할 정도로 뜨겁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중·장년층에게는 공감을, 청소년들에게 촌스러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제 불혹을 바라보는 대학 94학번에게는 스무 살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응답하라 1994'의 주요 포인트는 전작 '응답하라 1997'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남편 찾기. 시청자들은 매회 성나정(고아라 분)의 남편을 암시하는 복선을 찾는 재미로 리모컨을 사수하고 있다.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로 줄여진 나정 남편의 후보. 그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인 걸까.
성나정의 남편은 쓰레기다.
나정과 쓰레기는 친남매 같은 사이다. 나정의 죽은 오빠를 대신해 "친오빠가 돼 주겠다"고 선언한 쓰레기는 나정과 나정의 부모 성동일(성동일 분)과 이일화(이일화 분) 10년 넘게 가족처럼 지내왔다. 그렇지만 이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언제부턴가 쓰레기에게 남자의 모습을 본 나정은 사랑에 빠지게 됐다. 이내 쓰레기 역시 나정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양가 부모의 허락을 받은 두 사람은 결혼 날짜를 잡았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파혼했다.
그러나 뉴욕 양키스 전설의 타자 오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처럼 두 사람의 사랑을 쉽게 끝나지 않았다. 27일 방송될 20회에서 이별 후 오랜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다시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첫 방송에서 나정은 "나의 꿈은 오빠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독백하면서 쓰레기와 평생 인연임을 시사했다. 그리고 부친 성동일의 예언은 항상 빗나갔다. 때문에 성동일이 예전부터 남편감으로 눈독 들였던 칠봉이는 나정의 남편이 아니다.
나정의 방 안에 있는 인형들도 나정과 쓰레기의 인연을 암시했다. 나정, 쓰레기, 칠봉이 각각 물개, 고릴라, 개로 표현했다. 나정과 쓰레기의 사이가 달달할 때 물개와 고릴라는 항상 붙어있었으며 고릴라가 물개를 안고 있는 모습은 2002년 결혼식 당시 나정이 쓰레기에게 안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최근 방송에서는 쓰레기 옆 수건에 '인연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인연일 가능성을 높였다.
현대로 와서도 쓰레기와 나정이 부부라는 증거는 많다. 나정의 집에는 의학 관련 서적이 많이 있었으며 나정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타박한다. 흔한 부부의 모습이다. 결정적으로 과거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데 다른 남자 칠봉이와 가정을 꾸린 나정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응답하라 1994' 관계자는 "이미 마지막 회 대본이 나왔지만, 언제든 수정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여러 추측이 있지만, 나정의 남편은 방송 마지막 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