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한 집회 참가자 일부가 2시간 넘게 서울 세종대로 일대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1만명이 넘는 경력을 동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시위에 동참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등 50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와 ‘시민 행동의 날’ 행사가 끝나자 동화면세점 쪽으로 속속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광화문광장 방향 진출을 막기 위해 세종로사거리에 폴리스라인 차벽을 설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시위대는 더 늘어났고, 급기야 경찰은 오후 6시 30분쯤 세종로사거리를 시위대에 내준 채 광화문광장 방향으로 밀려났다.
오후 7시쯤에는 동화면세점 앞에 있던 시위대가 서울역사박물관 방향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오히려 경찰이 세종로사거리를 점령한 듯한 상황이 됐다.
경찰이 광화문광장ㆍ종각ㆍ서울광장 방향 세 곳에 차벽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종로사거리 네 방향의 차량 통행이 한 시간 넘게 전면 통제되면서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이어졌다.
경찰은 여러 차례 해산 경고 방송을 한 데 이어 물포까지 동원, 시위대의 해산을 종용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 7시 40분쯤까지 시위를 이어간 뒤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174개 중대 1만30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배치로 시위대의 도로 점거를 사실상 방치했다.
경찰은 세종로사거리가 점거당한 이후에도 시위대가 한 명도 없는 광화문광장에 경력을 대거 배치하는 ‘생뚱맞은’ 작전을 펼쳤다.
이에 앞서 오후 5시쯤에는 김명환 위원장이 있는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민주노총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금속노조원 등 조합원들을 경찰들이 막아서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