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첫 주말인 4일 서울 광장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민영화 저지 노통탄압 분쇄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노동탄압을 자행하는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모인 조합원과 시민 1000여명(경찰추산)은 "지난 1년은 민주주의 파괴와 노동탄압으로 점철된 최악의 시간이었다"며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특히 경찰이 철도 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해 사무실에 강제 진입한 것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국가폭력이자 노동탄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의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철도 사유화를 위한 것"이라며 '철도 민영화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합법적인 철도노조 파업에 가공할 만한 폭거를 자행했다"며 "철도 노조 파업 투쟁을 이어받아 2차 총파업을 힘차게 조직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개인적 분노로는 권력을 바꿀 수 없다. 이제부터 조직된 분노, 민주노총의 분노, 국민의 분노로 권력을 바꾸자"며 "박근혜가 얘기하는 국민의 행복이 아니라 민주노총과 이땅의 민중들이 만들어내는 국민의 행복을 만들어가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국정원 심리활동을 허용해놓고 이를 내규로 규제하겠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격"이라며 "이를 허용한 민주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독립적인 특검 실시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민주당은 직을 걸고 특검을 관철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끝난 뒤 서울 광장에서는 '갑오년-온라인 대첩 누리꾼의 역습'이라는 주제로 시사토크 행사가 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KOCA)이 마련한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조성대 한신대 교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의 주인공 주현우 학생 등이 무대에 올라 현 시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주현우 학생은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에 대해 "이런 반응이 올 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물음이 중요했다기 보다 같은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안녕하지 못한 부분에 내가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서 "1000만이 영화를 보면 영화사가 대박이 나지만 거리로 나오면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주현우 학생의 대자보에 가장 처음 대자보로 응답한 고려대 강훈구 학생은 "국민들이 국정원의 선거개입보다 철도 파업 사태에 분노하는 것에 대해 "수천 명이 징계를 받는 것을 보며 '나도 노동자가 될텐데' 하는 공감"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는 "결국 명문대에 들어가 스펙을 쌓아도 취직이 잘 안되는 현실에 전체 판을 바꾸는 것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진보잡지를 보고 야당을 찍고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낄낄대며 스스로 자위를 해왔던 것 같으나 거리로 나오지 않는다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며, "다른 학생들도 더 이상 키보드 위에서만 이야기 하지 말고 밖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언론 왜곡 사태의 돌파구에 대해 표창원 교수는 "여러분뿐만아니라 방송을 제작하는 PD나 기자들도 분명 안녕하지 못한 만큼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계속 대자보도 쓰고 플래시몹 하고 인터넷에 글도 올리면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대 교수는 "'여러분의 동의로 정부가 구성되며, 여러분이 동의하지 못할 때에는 정부를 바꿀 수 있다'는 미국의 독립선언문 구절을 들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고 한 명이 열 걸음을 가기 보다 열 명이 함께 한 걸음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달 28일 1차 총파업에 이어 오는 9일 2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박근혜 정권 취임 1주년이 되는 2월 25일, 국민총파업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