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올 상반기에 옛 인류의 삶과 역경을 블록버스터로 빚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역사적 사건을 다룬 '폼페이: 최후의 날' '300: 제국의 부활'과 널리 알려진 성경의 일화를 소재로 한 '노아'가 그 면면이다.
이들 영화의 줄기가 되는 이야기는 각각 화산 폭발, 전쟁, 홍수로 분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극한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빚어내는 희로애락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거대한 스케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 화산 폭발도 막지 못한 사랑 '폼페이: 최후의 날'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 연안에 있던 고대도시 폼페이는 화산 폭발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2000년 가까이 지난 뒤 화산재에 묻혔던 유적들이 발견되면서 다시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은 폼페이의 마지막 순간, 역사도 기록하지 못한 사랑을 다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다.
폼페이는 로마 상류계급의 휴양지이자 무역이 활발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각광받았다.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의 한 장면.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로 발생한 약 4m 높이의 화산재가 순식간에 폼페이 시가지를 덮쳤고, 약 18시간 뒤 이곳은 수천 명의 사망자와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낳으며 지도 상에서 사라진 도시가 됐다.
이후 1592년 인간 화석이 발견되면서 역사에서 폼페이가 다시 등장하는데, 1748년부터 본격적인 발굴 작업이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 도시의 약 5분의 4가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영화 폼페이는 도시 발굴 당시 남녀가 서로를 껴안고 있는 유적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폼페이를 배경으로 노예출신 검투사 마일로와 폼페이 영주의 딸 카시아간 애절한 사랑을 다뤘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삼총사 3D'의 폴 W. S. 앤더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는 이 영화는 '타이타닉' '투모로우'의 특수효과 팀과 '2012'의 시각 효과팀이 참여해 상류 귀족들의 휴양 도시로 유명했던 폼페이의 화려한 모습과 베수비오 화산 폭발 장면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재현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존 스노우 역으로 큰 인기를 얻은 킷 해링턴이 주인공 마일로 역을 맡아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청순한 외모와 우아한 분위기의 에밀리 브라우닝이 카시아로 열연을 펼친다. 드라마 '24'에서 잭 바우어를 연기한 키퍼 서덜랜드, '매트릭스' 시리즈의 캐리 앤 모스 등도 출연해 영화에 무게를 더한다.
2월20일 전 세계 최초 개봉.
■돌아온 스파르타의 영웅들 '300: 제국의 부활' 액션 블록버스터 '300: 제국의 부활'(이하 제국의 부활)은 2007년 개봉해 게임 같은 전투 장면, 조각 같은 근육 등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데다, "디스 이즈 스파르타(this is Sparta)" "나는 관대하다(I'm kind)" 등의 유행어를 낳았던 화제작 '300'의 속편이다.
100만 페르시아군과 단 300명의 스파르타군 사이에 벌어졌던 테르모필레 전투를 소재로 한 전편에 이어, 이번에는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해전으로 기록된 페르시아 해군과 그리스 해군의 살라미스 해전을 다뤘다.
영화 '300: 제국의 부활'의 한 장면.
살라미스 해전은 기원전 480년 9월 아테나 인근 섬인 살라미스와 육지 사이 해협에서 벌어진 페르시아 제국, 그리스 도시 국가 연합군간 해전으로, 제2차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의 정점을 이룬 전투였다.
수적으로 열세에 있던 그리스 연합군은 비좁은 해협에서 페르시아 군함들이 전열을 가다듬지 못하는 사이 승기를 잡고 200여 척 넘는 상대 함선을 침몰시키거나 나포했다.
영화 제국의 부활은 전작 300을 비롯해 '다크 나이트 리턴즈' '씬 시티' 등과 마찬가지로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했는데, 앞서 300과 슈퍼맨을 주인공으로 한 '맨 오브 스틸'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스마트 피플'을 통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노암 머로 감독이 연출을 담당했다.
전편의 주인공 레오니다스 왕(제라드 버틀러)이 죽자 복수를 다짐하는 고르고 여왕과 넘치는 카리스마를 뽐낸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번에도 등장하며, 페르시아의 여전사 아르테미시아, 그리스의 장군이자 정치가로서 전략과 전술에 능통한 지략가 테미스토클레스 등 새로운 캐릭터들도 가세했다.
특히 고르고 여왕 역의 레나 헤디와 아르테미시아 역의 에바 그린으로 대표되는 여배우들의 격돌과 설리반 스탭플턴, 로드리고 산토로 등 새로운 '복근 전사'의 활약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3월6일 개봉.
■타락한 인간세계…신의 처방은 대홍수 '노아'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약 1591억 원)를 들인 영화 '노아'는 성경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거대한 스케일로 재현한 대작이다.
창세기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는 길이 135m, 폭 22.5m, 높이 13.5m로 3층으로 만들어졌다.
모든 인간이 타락했을 때 홀로 바른 길을 가던 노아는 신의 특별한 계시로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알고 120년에 걸쳐 이 방주를 만들었다.
영화 '노아'의 한 장면.
방주에 8명의 노아 가족과 여러 동물 한 쌍씩이 탔을 때 신은 대홍수로 타락한 인간 세상을 깨끗이 쓸어 버린다.
영화 노아는 성경에서 이야기 줄기를 빌려 왔지만, 기존 노아의 방주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는 결을 달리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더 레슬러' '블랙스완' 등으로 작가주의 성향을 드러낸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그는 영화 노아에 대해 "성경에서 세계관을 빌려 왔지만, 비주얼과 내용은 판타지 어드벤처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극중 노아도 자연의 흐름과 기후 변화 등을 통해 신의 심판을 깨닫는 현명한 인간으로 그려졌다.{RELNEWS:right}
캐스팅도 화려하다. 주인공 노아는 러셀 크로우가, 노아의 아내는 제니퍼 코넬리가 맡았으며, 안소니 홉킨스,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케빈 두런드, 레이 윈스톤, 줄리안 무어 등 신구 조화를 이룬 최고의 배우진을 자랑한다.
온라인 상에 공개된 노아의 예고편에서는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강렬한 영상미에다 최첨단 특수효과가 더해진 긴박한 화면들이 이어진다.
노아가 계시를 받는 장면도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알게 되는 것으로 그려져 새로운 세계관을 예고했다.
3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