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부터 살처분까지 숨가빴던 '12시간'

발생 의심부터 확정까지 12시간 걸려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발생한 17일 방역 당국과 발생 농가 관계자들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숨 가뿐 시간을 보냈다.

고창군 신림면 H종오리 농장에서 AI 발생 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 16일.

농장 주인 정모씨는 이날 오리 축사 14개동 중 3개동의 오리 산란율이 40∼50%가량 떨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전 8시20분께 고창군 축산과에 AI 의심 신고를 했다.

신고가 접수되자 축산위생연구소 정읍지소에서는 오전 10시께 농장을 방문해 시료를 채취한 뒤 경기도 안양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시료를 보냈다.

도와 고창군 축산과 공무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대기 상태를 유지한 채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초조한 시간이 흐르고 약 10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8시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시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검사 결과를 알려왔다.

전북도는 즉시 농장을 폐쇄하고, 농장 관계자와 공무원 등 100여명을 투입해 오리 2만1천여마리 모두에 대해 살처분을 시작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살처분은 17일 오전 11시30분이 돼서야 모두 마쳤고, 이날 안으로 매립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북도의 관계자는 "고병원성으로 확인은 됐지만 오리가 닭보다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보다 세부적인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서야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고병원성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도내 14개 시·군 가금류 농장을 상대로 긴급방역을 하고 외부인의 출입통제 등의 조치를 내렸다.

또 이 농장에서 오리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진 천안 성환읍과 병천면, 공주 탄천면 등 충남지역과 전북에 인접한 서천, 부여, 논산, 금산 지역에 통제 초소 12곳, 거점 소독장소 6곳을 각각 설치하는 등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