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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민혁명 3년…또다시 혼돈 속으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시민혁명 3년…또다시 혼돈 속으로

    • 2014-01-24 09:13

    군부 찬반 대립 격화…치안 불안에 경제는 악화일로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이집트 시민혁명이 발발한지 오는 25일(현지시간)로 만 3년이 된다.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몰락은 2011년 1월25일 시작한 사상 초유의 민주화 시위가 기폭제가 됐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고 나서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한 무바라크는 비상계엄법에 의지해 30년간 철권을 휘둘렀지만, 민주화 물결을 거스를 수 없었다.

    강력한 독재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부작용도 낳았다.

    무바라크 정권 몰락 후 3년간 이집트는 치안 불안에 경제까지 악화했고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 세력의 갈등, 군부 찬반 세력의 대립, 종파 분쟁이 새로운 문제로 부상했다.

    게다가 군부가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대규모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혁명 3주년 기념일을 맞는 25일 동시다발적 정치 집회·시위가 예고돼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 아래 새 헌법이 지난 14~15일 국민투표를 통과했지만, 정국의 안정을 바라기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 3월께 이집트 대선이 총선보다 먼저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도 시민 혁명은 진행 중…오는 25일 앞두고 긴장감 고조

    이집트는 '아랍의 봄' 이후 갈수록 깊어지는 국론 분열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2012년만 해도 이집트는 아랍권에서 자유 민주 선거로 비교적 평화롭게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선거를 거쳐 대통령으로 선출된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르시가 집권 1년 만에 군부에 쫓겨나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부가 작년 8월 전후로 무르시 지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1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세력은 "군사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지금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군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군경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게다가 이슬람 세력과 세속주의자들의 갈등과 치안 불안, 경기 침체, 고실업률,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국민의 불만도 크다.

    이집트 군부가 제시한 로드맵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군부의 권한을 확대하고 이슬람의 영향력을 축소한 새 헌법 초안이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지만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특히 새 헌법에는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시위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집트 정치분석가 아흐메드 샤즐리는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 군부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새 대통령이 된다면 군부와 이슬람 세력의 충돌은 더 격화할 것"이라며 "시민 세력의 군부 반대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25일에는 군부 찬반 세력이 유혈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군부 지지 세력은 이날 대규모 집회를 열고 엘시시 장관에게 대선 출마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집트 당국은 당일 경찰력 26만명을 동원해 군과 합동으로 치안활동을 강화하고 공항로, 주요 간선도로 곳곳에 임시 검문소를 운영키로 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은 "시위대 간의 충돌사태가 우려되고 국지적이고 돌발적인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25일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시위 현장과 경찰서 등의 접근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 정치 세력 최대 위기…'아랍의 겨울' 찾아올 수도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 집권 기간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부상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군부가 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편승해 무르시 정권을 전격 축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국은 지금까지 무슬림형제단 간부와 회원 2천명 이상을 체포하고 이 단체가 운영하는 언론사를 폐쇄했다. 무르시는 알렉산드리아 인근 교도소에서 지내며 살인 교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십년 이래 가장 강경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최근의 탄압은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슬림형제단의 주요 핵심 간부들이 모두 검거되면서 이 조직이 앞으로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거나 대중을 동원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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