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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의 농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농구

    "김우람의 농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군 드래프트 출신으로 1군에서 주전 꿰차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가드 김우람이 수원 KT 올레 빅토리움 체육관에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KT는 27일 현재 21승17패로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시즌 전 "10승이나 할까 모르겠다"던 전창진 감독의 엄살이 있었지만, 3강 바로 밑에 자리하고 있다. 조성민의 MVP급 활약, 트레이드로 인한 전태풍의 가세 등 눈에 띄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김우람(26)이라는 보석을 발견한 것도 KT의 성적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2군으로 시작해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김우람을 KT 숙소인 올레 빅토리움에서 만났다.

    ▲과거-끝내 불리지 않은 이름 김우람

    2011년 1월31일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오세근(KGC), 2순위 김선형(SK)을 시작으로 30순위 임상욱(모비스)까지, 총 22명의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우람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부상으로 대학교 3~4학년을 보냈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그래도 뽑힐 줄 알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슬램덩크를 보고 무작정 농구를 시작했던 김우람에게 농구를 그만 둘 위기가 찾아왔다.

    "정말 1~3라운드가 다 지나가면서 철렁했어요. 아무리 그랬어도 조금 늦게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물론 각오를 안 한 것은 아니예요. 부상으로 보여준 것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그런 상황이 오니까 현실적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신 없이 2군 드래프트가 시작됐고, 곧바로 이름이 불려져 정신 없이 앞으로 나왔죠."

    김우람은 이어진 2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CC의 지명을 받았다.

    2군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 은사였던 천정열 코치가 KCC 2군 코치로 있었기 때문. 김우람은 "대학 때 했던 것을 다 잊고,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고 하셨어요. 코치님이 계셔서 더 잘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많이 됐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어떻게든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2011년 11월4일 부산에서 열린 KT전. 당시 용인 숙소에 머물던 김우람은 1군 호출을 받고, 부랴부랴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3쿼터 종료 7분46초를 남기고 이중원과 교체돼 코트를 밟았다. KCC가 크게 뒤진 덕분에 4쿼터까지 교체 없이 뛰었다. 김우람의 1군 데뷔전이었다. 성적은 득점 없이 4어시스트. 그야말로 정신 없이 뛰어다닌 데뷔전이었다.

    "부산까지 혼자 KTX를 타고 가는데 설렜어요.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생각보다 일찍 기회를 얻을 줄 알았는데 조금 늦었어요. KCC가 많이 지고 있어서 빨리 투입됐는데 어떻게든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만 뛰었던 것 같아요. 물론 비장했죠. 노리고 노렸던 기회니까요. 팀도 많이 지고 있었고,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에 수비만 열심히 하자고 뛰어다녔습니다."

    이후 1군에서 12경기를 더 뛴 뒤 기다렸던 1군 계약을 체결했다. 1년이 지나서야 동기들과 같은 선상에 섰다. 2012-2013시즌 성적은 31경기 평균 3.42점, 1.2어시스트. 하지만 상무 입대에 실패했고, KCC와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KCC에서는 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FA 자격을 원했고, KCC도 김우람을 놓아줬다.

    "상무 지원을 했는데 떨어져서 힘들었어요. 벼랑 끝에서도 정말 끝인 상황이 온 거죠. 믿음을 가지고 마음 편하게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KCC에서 계약을 해도 팀 사정상 선수 연장 밖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속으로 FA로 나가고 싶었는데 KCC에서 먼저 이야기해줬어요. 걱정하지 말고 나가보라고. 얘기하기 민감한 부분이었는데…."

    ▲현재-KT의 주전 가드 김우람

    그리고 전창진 감독이 김우람에게 기회를 줬다.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에 김우람에게는 진짜 마지막 기회였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KT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가서 열심히 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프로에 와서는 항상 그랬어요. 매해,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좋은 기회를 얻어 잘 하고 있지만 마음 가짐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끝까지 잘 해야만 다음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잖아요. 마음을 더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잡은 김우람은 펄펄 날아다녔다. 시즌 중반 전태풍이 가세했지만 출전 시간은 크게 줄지 않았다. 올 시즌 기록은 38경기에서 평균 24분48초를 뛰면서 7.68점, 1.8어시스트. 지난해 12월28일 친정팀 KCC전에서는 개인 통산 최다인 24점을 올렸다. 이제는 KT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처음에 왔을 때는 일부러 크게 꿈을 품었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을 했어요. 사실 시즌 초반에 이 정도 기회가 올 줄은 예상을 못했어요. 그 당시에는 신기하고, 놀랐습니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기도 했고요. 신기했죠. 그 정도 기회 생길 줄은 몰랐어요."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가드 김우람이 수원 KT 올레 빅토리움 체육관에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미래-최고의 가드 김우람

    김우람의 키는 184cm. 크지 않은 신장 탓에 공격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긴 어렵다. 1~2번을 오가기 위해서는 패스 능력도 키워야 한다. 김우람이 고등학교 때부터 준비했던 부분이다. 여기에 KT로 옮긴 뒤에 슛도 많이 늘었다.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 지도를 받고, 슛 좋은 형들을 계속 보고 배우니까 슛이 많이 좋아졌어요. 일대일이나 돌파 등 공격적인 것은 장점인데 아무래도 공 없는 움직임은 계속 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리딩도 계속해서 좋아지고 싶고, 패스도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비 능력도 더 키워야 하고요. 앞으로 장점은 더 강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잖아요. 아직은 1~2번을 정해놓기보다 상황에 따라 그 옷을 맞춰나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목표는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 김우람은 "일단 선수라면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농구를 시작할 때도 어린 마음이었지만 내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성장을 해야겠죠. 매 시즌 성장하는 선수가 돼 모두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면서 "국가대표는 아직 내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건방을 떠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광이고,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입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성장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그런 영광을 받을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출발은 조금 늦었다. 하지만 김우람의 농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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