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자료사진)
쇼트트랙은 전통적인 금메달밭이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총 19개의 금메달을 선물했다.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양궁(19개)과 함께 최다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캐나다, 중국, 미국과 함께 쇼트트랙의 '빅4'로 통한다.
하지만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다. 안현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불화,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 등의 이유로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오로지 스케이트를 탈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안현수의 별명은 '쇼트트랙 황제'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5,000m 계주를 석권했다. 또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며 쇼트트랙 역사상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유일한 선수로 남아있다. 세계선수권 5연패(2003~2007년)까지 적수가 없었다. 러시아로 넘어간 후 부상 등으로 주춤했지만, 최근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그런 안현수가 러시아 대표로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사연 탓에 외신들도 안현수를 주목하고 있다.
'유로스포트'는 '소치를 빛낼 50인'을 선정하면서 쇼트트랙 선수로는 유일하게 안현수를 포함시켰다. 반면 한국 쇼트트랙 선수의 이름은 없었다.
'유로스포트'는 "소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했다. 안현수가 러시아 쇼트트랙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한국빙상경기연맹의 부족한 지원 탓에 귀화한 안현수가 부활을 꿈꾸고 있다"면서 "월드컵 500m를 통해 예전의 폼을 찾았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샤를 아믈랭(캐나다)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안현수의 가세로 지난해 2월 월드컵 5,000m 계주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라프' 역시 '2분 만에 살펴보는 쇼트트랙 가이드'를 통해 안현수를 남자부에서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텔레그라프'는 "안현수는 토리노올림픽에서 한국을 위해 4개의 메달을 땄다. 하지만 밴쿠버올림픽 이후 대표 자격을 얻지 못해 러시아로 귀화했고,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꾸고 경쟁을 펼친다"면서 "올림픽 전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500m, 1,000m 금메달을 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