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 시각)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12위에 머물며 메달이 무산된 이승훈.(자료사진)
기대했던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은 무산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 대한항공)이 부진을 보이면서 입상하지 못했다.
이승훈은 8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을 기록했다. 전체 26명 중 12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6분7초04)은 물론 은메달을 따냈던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기록(6분16초9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6분10초76과는 15초 가량 차이가 났다.
워낙 앞선 선수들의 기록이 좋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크라머를 비롯해 얀 블로크후이센(6분15초71), 요리트 베르그스마(6분16초66) 등 네덜란드 3인방이 모두 1~3위에 오른 뒤 출발하는 이승훈이 느낄 부담감이 컸다는 뜻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부진의 원인을 꼽았다. 김 전무는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으로 이승훈을 지도한 바 있다.
이승훈도 결과에 굉장히 실망한 표정이었다. 경기 후 이승훈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는 말 한 마디만 남기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은 "이승훈이 죄송해서 취재진에 말씀을 못했다고 하더라"면서 "내일 훈련 때 기자들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부회장은 "아직 경기가 남아 있으니 채찍보다는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밴쿠버 대회 때 금메달을 따낸 1만m에 출전하고, 21일에는 남자 팀 추월에도 나선다.{RELNEWS: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