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윤형빈(좌)과 타카야. 사진=로드FC 제공
9알 개그맨 윤형빈(34)의 종합격투기 데뷔전이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로드FC 14 대회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매치(-70kg 이하)에서 맞붙은 윤형빈과 타카야 츠쿠다(23, 일본)가 입장할 때 대회장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5천 여명의 관중들은 윤형빈이 등장하자 기립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은 윤형빈은 관중들과 눈을 마주치며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적지에서 외롭게 싸워야 하는 타카야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가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적막감이 감돌만큼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케이지 아나운서가 "타카야"를 호명할 때는 야유를 쏟아냈다.
타카야로서는 심적인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타카야는 불리한 외부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 한국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회 전 윤형빈을 영상으로 도발하는 등 우익성향 파이터로 알려져 미움을 받았지만 진정성 있는 경기로 '호감형 파이터'로 거듭난 것이다.
타카야는 10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해 자신을 아낌없이 응원해준 한국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