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가 금지하는 낙태와 피임 등을 교인 상당수는 옹호하고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과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의 스페인어 TV 방송 '유니비전'이 12개국의 가톨릭 교인 1만 2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인 78%가 피임을 옹호했고 65%는 낙태가 허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여성 및 결혼한 남성이 사제가 되는 문제는 교회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찬성하는 견해를 보였고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66%만 반대해 셋 중 하나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혼 뒤 비신자와 결혼하면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교리엔 절반 이상인 58%가 반대했다.
WP는 "낙태와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교리에 동의하지 않는 교인이 광범위하다는 사실은 교황의 권한과 교회의 통합에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응답률 차이도 상당해 교황에게 한층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피임의 경우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에서는 90% 이상의 교인이 찬성했으나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과 콩고에서는 68%와 44%만 찬성했다.
낙태에 대해서도 유럽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교인 사이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75%를 상회했으나 필리핀에서는 27%, 우간다에서는 35%만 특수한 상황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동성결혼의 경우 미국 교인들은 40%만 반대했지만 아프리카 교인들은 99%가 반대했다.
여성사제 금지 교리에 대해서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교인 30%와 36%만 찬성했으나 아프리카와 필리핀에서는 각각 80%와 76%의 교인이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