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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동해안 1m 눈폭탄…폭설피해 '눈덩이'

    속초·고성·양양 평지 대설주의보

    동해안 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11일 눈 덮힌 강릉시 교동의 주택가가 설국을 연상케하고 있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지역에 엿새 동안 최고 120cm에 달하는 '눈폭탄'이 쏟아지면서 폭설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이 분석한 '영동지역 대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1일 오전 10시까지 도시별 최심적설은 강릉 110㎝, 속초 80.7㎝, 대관령 74㎝ 등을 기록했다.

    최심적설은 실제 지면에 쌓인 눈의 최대 깊이를 말하며, 특히 강릉지역에 내린 눈은 지난 1990년 1월 29일~2월1일 사이 138.1㎝를 기록한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폭설로 기록됐다.

    동해안 지역은 11일 낮 12시30분을 기해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되면서 '6일간의 폭설'이 끝나는 듯 했지만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속초와 양양, 고성지역에 또다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설 피해 규모 '눈덩이'처럼 증가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강릉과 양양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41동 등 77개 시설물이 붕괴돼 8억5백만 원 상당의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릉시 안현동의 한 양식장 내 비늘하우스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양양군 서면 인근의 '함바식당'의 지붕도 내려앉는 등 폭설로 인한 크고 작은 붕괴사고가 속출했다.

    하지만 눈이 그치고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시작돼 정확한 집계에 들어가면 피해규모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눈은 눈구름이 바다에서부터 만들어져 습기를 많이 머금은 무거운 눈이어서 신속한 제설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가운데 11일 제설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강릉지역 도심도로의 아스팔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교통통제 정상소통·시내버스 운행도 일부 재개

    기록적인 폭설로 단축 운행된 시내·농어촌 버스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동해안 5개 시·군 33개 노선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중단됐던 일부 노선은 이미 운행이 재개됐으며, 정상운행에 들어가는 노선도 차츰 늘어날 전망이다.

    폭설로 교통이 부분 통제됐던 강원지역 고갯길도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도 통행이 허용되는 등 대부분 정상소통되고 있다.

    하지만 동해안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만큼 빙판길이 우려돼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감축 운행됐던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도 운송률이 지난 10일 14.8%에서 34.4%로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태백 영동선 무궁화호 여객열차는 상·하행 모두 정상 운행하고 있다.

    ◈동해안 166곳 학교 임시휴업…고립구조도 잇따라

    동해안 지역 초·중·고교 166개교가 지난 10일 임시휴업을 실시했다.

    특히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릉과 동해, 고성 등 3개 시·군은 초·중·고교 전체 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눈이 그친다는 예보에 11일에는 90여 곳의 학교만 임시휴업에 들어갔으며, 일부 학교는 개학식과 졸업식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폭설로 고립됐다 구조된 주민들도 잇따랐다.

    11일 양양군 현북면 연하마을 장리의 건축 현장용 임시 숙소에서 고립됐던 백모(52)씨 부부와 이웃 주민 신모(68) 등 3명이 이날 오후 4시쯤 6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산악구조대는 이날 오전 헬기 구조를 시도했으나 악천후로 인해 구조대원 5명이 1㎞가량의 눈길을 뚫고 달려가 이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또한 11일 새벽 3시 30분쯤 고성군 현내면 한나루로의 한 농가 단층주택의 양철 지붕 일부가 폭설로 무너져 출입문을 가로 막으면서 70대 노부부 등 3명이 고립됐다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동해안 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11일 강릉시 교동의 주택가 주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동해안 지자체와 주민들 '눈과의 전쟁'

    11일 눈이 그치면서 본격적인 제설작업이 시작됐다.

    엿새째 이어진 기록적인 폭설에 주택가 곳곳에 눈덩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눈 삽을 든 주민들이 하루종일 구슬땀을 흘리며 눈을 치웠지만, 아직도 치워야 할 눈이 더 많습니다.

    주민들은 "정말 치워도 치워도 끝이 나질 않는 것 같다"며 "눈은 그쳤지만 앞으로 쌓인 눈을 어떻게 치울지가 더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동해안 지역에 1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11일 강릉지역 주택가 이면도로에 중장비가 투입돼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와 동해안 각 시·군은 장비 2천여 대와 인력 2만 여 명을 투입하며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설차량들이 도심 주요 도로를 쉴새 없이 누비며 연신 눈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내린 눈의 양이 워낙 많아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찰과 군인, 자원봉사자까지 제설작업에 가세했지만 산간지역 고립마을과 주택가에 쌓인 엄청난 눈을 한 꺼번에 치우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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