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 원가 하락에도 가격은 올려

식음료 업체들이 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가격 인상은 롯데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벌닷컴이 최근 가격 인상을 예고한 8개 식음료업체들의 원가를 조사한 결과, 업체들이 가격 인상 요인으로 내세운 원가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8조9천683억원) 대비 매출 원가(5조6천813억원) 비율은 63.3%로 전년 같은 기간(63.7%)과 비교해 0.4%포인트 하락했다.    

조사 대상 8개 업체 가운데 오리온과 삼립식품 등 2개사를 제외한 롯데칠성음료, 농심,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삼약식품 등 6개사의 원가 비율이 하락했다.

칠성사이다 등의 평균 가격을 6.5% 올린 롯데칠성음료의 매출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57.9%로 한 해전에 비해 1.8% 포인트 하락했고, 새우깡 등을 8.3∼10% 인상할 예정인 농심의 매출원가 비율도 72.1%로 1%포인트 낮아졌다.    

빼빼로 등 주력상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려고 하는 롯데제과의 매출원가 비율도 63.1%에서 62.6%로 0.5%포인트 줄었다.    

재벌닷컴 측은 "원가상승 등으로 식음료 업체들이 상품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대다수 식음료 업체의 매출원가는 하락했다"며 "가격 인상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 전가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등 업계 1위인 롯데 그룹이 최근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롯데 그룹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정부의 물가 억제 방침에 따라 가격을 올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가격 인상은 그렇게 누적된 인상 요인을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