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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불편에 고립까지…폭설로 노인들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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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동불편에 고립까지…폭설로 노인들 수난

    • 2014-02-13 16:52

    관·군 합동으로 고립노인들 잇단 구조

     

    "살면서 이런 눈은 처음이지…"

    경북 경주시 암곡동에 홀로 사는 김홍순(89) 할머니는 이번 폭설로 닷새동안 고립됐다가 군부대 도움으로 구조된 후 지긋지긋한 눈더미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

    경주지역에 내린 최고 70㎝ 가량의 폭설로 김 할머니의 집 주변에는 많은 눈이 쌓였고 몸이 불편한 할머니는 결국 집안에 갇혀 끼니를 때우며 5일간을 버텼다.

    이 소식을 들은 50사단 경주대대 장병들이 다른 지역을 제쳐두고 할머니 집 지붕의 눈부터 시작해 4km에 달하는 산길의 눈을 치워 눈 속에 고립된 할머니를 구출했다.

    김 할머니는 "눈 속에서 큰일 날 뻔 했는데 손자 같은 군인들이 이렇게 도와주니 너무 고맙다"며 "살면서 경주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폭설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들이다. 이번 폭설로 곳곳에서 김 할머니처럼 어려움을 겪다가 힘겹게 구조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포항시 송도동 이모(55)씨가 폭설이 내리는데도 운동을 위해 인근 뒷산에 올라갔다가 탈진증세를 보여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이씨는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오전에 평소와 같이 등산을 갔는데 오후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경찰이 이씨가 자주 가는 등산로 주변을 수색한 끝에 추위에 떨고 있는 이씨를 극적으로 발견했다.

    울진에서도 지난 11일 서면 상전리의 외딴 집에 살고 있는 사모(73)씨가 폭설에 고립돼 있는 것을 육군 201특공여단 장병들이 삽으로 몇시간에 걸쳐 눈을 치운 뒤 가까스로 할아버지를 병원으로 옮겼다.

    각 시·군들은 노인들이 사는 외딴 집이 많은 점을 감안해 공무원과 경찰, 군, 소방서 등과 공조해 가장 먼저 노인들의 안전에 신경쓰고 있다. 고립된 경우에는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신속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전 지역에 눈이 내려 산간지역 등은 여전히 제설작업에 엄두를 못내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고립가구와 노약자들을 위해서는 무조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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