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자료사진)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태극기를 휘날리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쉽게도 현실이 될 수 없었다. 안현수가 다시 한번 올림픽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다. 빙상 위에서 감격의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더 이상 태극기가 없었다.
러시아명 빅토르 안, 안현수가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안현수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1분25초325의 기록으로 함께 달린 나머지 4명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안현수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그 때는 대한민국 선수였다. 그러나 안현수는 빙상계의 파벌 싸움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는 러시아가 감격했다.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안현수로서는 남자 500m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 획득이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불운은 계속 됐다. 500m와 5000m 계주 경기에서 고비 때마다 넘어져 경쟁 기회를 놓쳤던 대표팀이다. 이번에는 신다운에게 불운이 찾아왔다.
안현수와 함께 결승 레이스를 펼친 신다운은 실격 처리됐다. 추월을 하는 과정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안현수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한국은 남자 1000m에서도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러시아)가 은메달을, 준결승에서 '어드밴스'로 결승 무대에 올라온 신키 크네트(네덜란드가)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안현수와 신다운은 레이스 초반 나란히 4,5위로 달렸다. 안현수가 먼저 스퍼트를 했다. 7바퀴를 남기고 압도적인 아웃코스 추월을 통해 1위로 도약했다. 이후 러시아의 그리고레프와 함께 1,2위를 지키며 레이스를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