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성지순례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16일(현지시간) 테러를 당한 곳은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 지역인 시나이 반도의 타바 국경초소였다.
외교부 설명에 따르면 성지순례단은 이날 오후 2시40분께 다음 목적지인 이스라엘로 넘어가기 위해 버스에 탄 채 국경초소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이드가 출국 수속 절차를 마친 후 버스에 다시 올라타는 순간 20대로 보이는 괴한 1명이 버스 안으로 폭탄을 투척했고 버스가 폭발했다는 것이 일부 부상자들의 증언이다.
버스는 폭발로 뼈대만 남을 정도로 크게 부서졌다.
당시 버스에는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신도 31명과 한국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35)씨, 현지 가이드겸 현지 여행업체 사장 제진수(56)씨 등 한국인 33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중 관광객 김홍렬(64)씨와 김진규, 제진수씨 등 3명이 숨졌다.
버스에 탑승한 이집트인 2명 중 이집트인 운전기사도 숨졌으며 다른 이집트인 가이드는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14명 중 7명은 샤름 엘셰이크 국제병원, 다른 7명은 누에바 병원에 있지만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누에바 병원에 있는 7명도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기 위해 샤름 엘셰이크 병원으로 곧 후송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입원중인 부상자 대부분은 무릎 아래쪽에 파편을 맞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의식은 있는 상태"라면서 "중상이긴 하지만 위독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사건 수습과 지원을 위해 사건발생 직후 주이집트대사관에서 영사 2명과 행정원 2명, 인근의 주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공사 1명과 영사 1명, 행정원 1명 등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서울에서도 17일 오전 외교부와 경찰청 관계자 등 4명으로 이뤄진 신속대응팀이 현지로 파견됐다.
테러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파악된 것이 없으며 정부는 이집트 당국에 사건 경위의 철저한 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이집트 당국으로부터 1차 조사 결과를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며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며 "(테러범이) 버스에 올라탔다는 얘기도 있고 일부 언론은 자폭이라고 하기도 해서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 당국자는 "한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 등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번 사건 배후를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 한국인을 겨냥해 공격하겠다는 사전 위협이나 경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지에서 성지순례하는 우리 국민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이집트와 인근 4개국(이스라엘·요르단·터키·사우디아바리아)을 성지순례 중인 우리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철수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