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당국은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5개 핵심 시위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17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발족한 치안유지기구 평화질서유지센터(CMPO)를 지휘하고 있는 차렘 유밤룽 노동부 장관은 총리청사, 내무부, 에너지부 등 정부청사 주변의 시위대 점거지와 라차담넌 도로 등 5개 핵심 시위장을 이번 주 중으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르면 18일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위대에 해산하라고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철거에 관해 시위대와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차렘 장관은 또 정부와 시위대가 점거 시위장 철거에 관해 협상하는 과정을 국민이 지켜볼 수 있도록 2개 TV 방송을 통해 중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방콕 시내 공원 등으로 장소를 옮겨 시위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위대가 공원 등에서 평화시위를 벌이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 13일부터는 방콕의 교통과 정부 업무를 마비시키기 위해 주요 교차로, 정부청사 주변 등에서 '방콕 셧다운(shut-down)'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한때 10만명을 넘었던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 뒤 규모가 크게 줄었으나, 아직 8천명 이상이 방콕 시내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