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프로그램 마친 아사다 마오. (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사다 마오(일본)가 무너졌다. ‘숙적’의 변함없는 연기에, 홈 팬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신예’의 등장까지. 아사다 마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아사다 마오는 2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5.51점으로 전체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6위에 그쳤다.
세부 점수로는 기술점수(TES) 22.63점, 예술점수(PCS) 33.88점에 머물렀다. ‘평생의 라이벌’ 김연아(24)가 TES 39.03점, PCS 35.89점으로 올 시즌 최고점수인 74.92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그동안 김연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졌던 아사다 마오에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라이벌의 건재함을 다시 확인함과 동시에 러시아 출신 신예들의 등장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과 같은 대회였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에도 불구하고 TES 33.15점, PCS 33.08점으로 65.23점을 받으며 연기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은 데 이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74.64점(TES 39.09점, PCS 35.55점)을 받으며 아사다 마오를 가뿐하게 넘었다.
아사다 마오의 부진한 성적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자국 선수들과의 비교에서도 알 수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3명의 일본 선수 가운데 아사다 마오는 최하위에 그쳤다. 최고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60.97점의 스즈키 아키코와 55.60점의 무라카미 가나코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까지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요인으로 매번 김연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던 그에게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마지막 30번째 순서로 연기한 것도 결국 독이 됐다. 자신에 앞서 출전한 선수들의 뛰어난 연기가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