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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당신 가까운 곳, 한국에서 살 겁니다"

    • 2014-02-20 16:14

    마우나리조트 참사로 숨진 최정운씨 베트남 아내 순애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한국에 있을 거예요. 내가 사랑하는 당신 가까운 곳에서…."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이벤트업체의 부름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건물이 붕괴되는 바람에 숨진 연극인 최정운(43)씨의 베트남 출신 아내 레티키에 우오안(26)씨는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의 겨울은 추우니 잠시 고향 베트남에 다녀오라"던 남편의 권유에 두 달전 한국을 떠났다가 남편의 사망사실을 뒤늦게 알고 급히 귀국했다.

    아내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라며 사고 당시 옆에 있어 주지 못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하염없이 흐느끼기만 했다.

    그는 남편 최씨를 베트남에서 만났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해 관광가이드로 일하던 베트남 현지의 한국 관광회사에서 사장님의 동생으로 가끔 놀러 오던 최씨와 사랑에 빠졌다.

    이후 2012년 형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수습을 하러 온 최씨와 우오안씨는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바로 그해 혼인을 하고 한국에서 살게됐다.

    우오안씨는 남편의 영정사진을 볼 때마다 무척 괴롭다고 했다.

    갑작스런 죽음에 남편의 사진을 구할 수 없던 친구들이 최씨의 카카오톡에 올려져 있는 결혼식 사진에서 얼굴만 확대해 영정으로 사용한 것이다.

    "오빠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찍은 사진인데, 지금 제일 불행한 순간에 쓰이고 있네요."

    그러면서 그는 "원래 그 옆에는 제가 있어야 하는데, 오빠가 고통 속에 숨졌을 때도,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옆에 없네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녀는 한국에서의 신혼생활중 남편이 갑자기 '바닷냄새를 맡으러 가자'며 함께 자갈치 해안으로 데려갔던 밤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곳에서 남편이 "연극인으로 살면서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빠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지만 제가 당시 남편과 영원히 살고 싶다던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남편과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살고싶다"고 말해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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