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정말 괜찮아요' 김연아는 23일(한국 시각) MPC의 한국 취재진을 방문해 인사를 하는 등 소치올림픽의 모든 경기를 마무리한 뒤 홀가분한 시간을 보냈다. 사진은 메달 시상식 때 모습.(소치=대한체육회)
소치올림픽이 폐회를 앞둔 23일 오후(현지 시각) 전 세계 취재진이 모인 러시아 소치 메인프레스센터(MPC)가 갑자기 술렁거렸다. 다름 아닌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모든 일정을 마친 뒤 한국 취재진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3일 소치에 입성한 김연아는 20일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21일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쳤고, 전날 갈라까지 마쳐 18년 현역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함께 고생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비록 석연찮은 판정으로 개최국 러시아에 금메달을 내줬지만 김연아는 이후 수 차례 인터뷰를 통해 "결과나 점수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고생해서 준비한 것을 보였고, 끝나서 행복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전날 갈라쇼에서 김연아는 "드디어 이제 마지막을 마무리하게 돼서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습니다"고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더욱 편안한 표정으로 MPC를 찾아 취재진과 인사를 나눴다.
최근 우려를 안겼던 부상설에 대한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출국 전 오른발 MRI 촬영 결과를 근거로 실금 부상에도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완벽한 연기에 부상 투혼까지 더해 마지막 무대의 의미가 더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김연아와 동행한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MRI 사진이 본인의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겠지만 만약 실금이 갔다면 통증으로 스케이트를 신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발 부상은 나았기 때문에 올림픽에 온 것"이라면서 "출국 전날까지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받는 마사지였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김연아는 지난해 9월 오른발 중족골 미세 손상으로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포기했다. 그러나 이후 재활과 치료를 받으면서 완쾌돼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이번 올림픽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의상에서 붕대가 보였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당초 프리스케이팅 의상에서 왼쪽 가슴 윗부분 트인 부분이 없어졌는데 그래도 작은 틈 사이로 흰 붕대가 보여 어깨 부상이 아니냐는 것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붕대가 아니라 안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 결과를 놓고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더 속상해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쉬운 은메달을 놓고 몸과 마음의 상처가 염려됐지만 정작 김연아 본인은 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