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Bebop. 아연, 주우, 지인)은 애써 자신들을 포장하지 않았다. 걸밴드로서 본인들이 갖춘 실력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보다 본인들이 느낀 밴드의 매력을 늘어놓기에 바빴다. ‘잘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뭉쳤다’는 말이 오히려 당당하게 느껴졌다.
비밥은 걸밴드다. 세 멤버 모두 어렸을 때부터 록 음악에 관심을 갖고 밴드를 준비했던 건 아니다. 걸그룹을 준비하다가 조금씩 록밴드의 매력에 빠진 경우다.
주우(기타, 보컬)는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아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지만 우연히 배우게 된 기타에 마음을 뺏겼다. 아연(드럼) 역시 처음엔 걸밴드 결성에 고민이 있었지만 음악을 들을수록 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인(베이스)은 걸스데이로 활동했던 멤버다.
“걸그룹 준비하려고 서울로 올라왔다가 이 회사 들어오고 록을 좋아하게 됐어요. 원래 건반을 맡았는데 드럼이 재미있더라고요(웃음) 그러다 드럼을 맡았던 친구가 나가게 되면서 눈치 안 보고 본격적으로 드럼을 치기 시작했어요”(아연)
“걸스데이에서 나올 땐 연기 욕심이 있었어요. 후회하진 않아요. 그때를 계기로 제가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으니까요. 악기도 배우고 하다 보니 음악에 더 흥미가 생기고 밴드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더라고요”(지인)
세 멤버는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맞춰가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부족한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잘 한다고 포장해서 내세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는 비밥은 “우린 ‘병아리 밴드’”라며 웃었다.
왼쪽부터 아연, 주우, 지인
이제 시작이지만 비밥은 누구보다 당차다. 데뷔 전부터 연습실 인근 거리에서 시작해 강남역 등지에서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부족한 라이브 경험을 채워나가기 위함이다.
공연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트위터에 적어놓은 길거리 공연 날짜를 보고 매번 찾아오는 열혈 팬들도 생겼다.
이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앨범은 ‘비트윈 캄 앤드 패션’(Between Calm And Passion)이다.
70년대 올드팝 사운드의 곡으로 경쾌한 분위기의 ‘오 마이 보이’(Oh my boy), 휴식을 선사하듯 편안한 ‘비 레이지’(Be Lazy) 등 강렬한 사운드부터 어쿠스틱한 모던록 넘버까지 4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비밥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타이틀곡은 ‘내가 메인이야’로 꿈을 위해 누구보다 잘 되고 싶은 10대 연습생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RELNEWS:right}
“밴드가 아닌 다른 음악을 하고 싶지 않고 콘셉트를 바꿀 생각도 없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앨범이 나올 때마다 ‘우리 잘 해요’보다 천천히 배우고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각자가 메인이고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