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긴 하더라고요' 피겨 여왕 김연아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송은석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프리스케이팅 점수에 대한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 소치 귀국 이후의 근황과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이날 김연아는 팬들의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나왔을 때 어땠나"라는 질문에 김연아는 "어이는 없었다"고 답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21일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쳤지만 144.19점을 받아 149.95점을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밀려 대회 2연패가 무산됐다.
이에 피겨 전설 카타리나 비트(독일), 미셸 콴(미국) 등 전문가들과 미국 NBC, 프랑스 레퀴프 등 외신들은 개최국 러시아의 홈 텃세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대한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하지만 당시 김연아는 "점수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없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무대 뒤쪽에서 펑펑 운 것에 대해서도 "억울하고 속상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힘들게 훈련한 것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런 대범한 김연아였지만 역시 점수와 판정이 이상했던 것이다. 이날 함께 자리했던 후배 김해진(과천고), 박소연(신목고)도 "당시 (김연아) 언니의 점수를 보고 정말 몇 초 동안 얼음이었다"면서 "억울하고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김연아는 그러나 곧바로 "아무 생각 없었고, 끝났다는 생각에 날아갈 듯 좋았다"며 개의치 않는 대답을 내놨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도 결과에 대해 되새김질 해본 적 없다"면서 "경기 전에도 금메달 꼭 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간절함이 없었다. 그래도 인간인데 아쉽지 않을까 했는데 끝나고 나니 금메달 생각이 없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소치올림픽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김연아는 오는 5월 초 아이스쇼로 은퇴 후 첫 연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