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뉴스는 5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살면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일부 탈북자들의 사연을 전하며 탈북자의 한국 사회 적응 어려움을 지적했다.
BBC는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자가 2만 5천여 명이고 공식적으로 재입북한 것으로 밝혀진 이는 13명이라며 "2만여 명도 통합하기 어렵다면 통일 후 북한 주민 2천만 명을 흡수했을 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 탈북자의 실업률이 한국 평균의 3배 이상이고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겪었으며 젊은 탈북자의 25∼30%가 한국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전했다.
구체적으로 소개된 탈북자 가운데에는 한국 사회에 경제·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다시 북한에 돌아가기를 원하는 이도 있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합법적으로 다시 만나 보기를 원하는 이도 있었다.
BBC는 먼저 탈북해 한국에 온 지 20년 된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 소장의 북한 방문 노력을 소개했다.
김 소장은 "나는 한국에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에 있는 부모님도 볼 수 없고 친척들도 만나지 못한다"며 "합법적이고 공개적으로 북한을 방문할 방법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해 전 중국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찾아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자신이 탈북자임을 안 북한 대사관에서 화를 냈다는 사연도 소개했다.
북한 관련 강연과 기고 활동을 하는 김 소장은 1994년 9월 한국에 들어와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김성호 전 민주당 의원의 비서 등으로 근무했다.{RELNEWS:right}
그는 탈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96년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했다 붙잡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2005년에는 탈북자 가운데 처음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 금강산 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다.
BBC는 이 밖에 탈북해 한국에 왔다가 북한으로 돌아가서 한국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복역 중인 김광호 씨와 채무에 시달리다 한국 정부에 북한 귀환을 신청한 탈북자 손 모씨 등의 사연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