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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김희애도 명절날 설거지하다 욱한다 "따뜻한 말한마디가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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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한 김희애도 명절날 설거지하다 욱한다 "따뜻한 말한마디가 필요하죠"

    김희애(영화사 제공)

     

    화려한 배우이기 이전에 두 아들의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다. 하지만 대중은 스타의 화려한 면만 볼뿐 그들의 일상은 쉽게 떠올리지 않는다.

    tvN '꽃보다 누나'이후 한층 친근해진 톱스타 김희애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 집안의 며느리로서 설거지하는 여배우'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여배우와 엄마, 아내 등 사회적으로 주어진 여럿 이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역할을 물었을 때다. 그는 최근 노컷뉴스와 만나 "제가 남들이 생각하듯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균형이 지금의 김희애를 있게 했기에 두 삶 모두 행복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예쁜 옷 입고 샴페인 들고 있는 사진만 보고 제가 매일 그렇게 사는 줄 아는데, 행사를 위해 5분 촬영하면 그걸로 끝이다. 화장한 게 아까울 정도다. 저도 며느리라 명절에는 설거지를 도맡아하는데 간혹 울컥할 때도 있다."

    시쳇말로 그녀는 김희애다. 대한민국 누구나 다 아는 톱스타다.

    "환한 조명 밑의 삶을 제 삶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불행의 시작이다. 설거지하는 김희애도 저고, 조명 앞의 김희애도 저다. 엄마나 아내의 일상은 제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잡아 땅으로 끌어내리고 제 일은 그렇게 내려간 저를 다시 끌어올려 시소처럼 균형을 이룬다. 어떤 역할이 더 행복하다고 선택할 수 없다."

    꽃보다 누나 이후 한층 높아진 관심에 21년 만에 내놓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 그리고 20대 남자와 파격적 사랑에 빠지는 40대 커리어우먼으로 분할 JTBC드라마 '밀회'까지 요즘 부쩍 바빠진 김희애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계기는.

    "꽃보나 할배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제는 뒤로 물려날 세대인데 전면에 나서서 건강하게 웃음주고, 존재감이 살아있는 게 너무 부럽고 존경스럽고 행복했다. 그래서 제게 제안이 왔을 때 (미소 지으며) 좋다! '먹방' 이런 것은 당시 문화적 충격이었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편집을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나를 만들어놨는데 '멀쩡한 사람을, 나를 이렇게 갖고 노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었고, 감독 작가들이 시청자들이 편하게 보게 알아서 다 해줬더라. 그 프로그램이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 김려령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우아한 이미지의 김희애와 달리 억척스런 엄마 역할이고, 딸이 자살로 죽는 상황이다.

    "솔직히 애를 키우는 엄마로서 용기가 선뜻 안 났다. 너무 불편한 소재니까. 하지만 영
    우아한 거짓말 포스터

     

    화 '완득이'도 그렇고 시나리오에 앞서 읽은 소설도 그렇고 불편한 소재인데도 보고나면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이 느껴졌다. 절망과 아픔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고, 때로는 웃기고 행복하고, 그렇게 따뜻한 작품이라 선택했다."

    ◈ 우아한 거짓말에서 옆집 총각으로 나온 유아인과 차기작 밀회를 찍는다.

    "그렇게 인연이 됐다. 완득이 보고 너무 연기를 잘해서 감동받았는데, 어디 글 쓴 거 보니까 책 많이 읽나봐, 되게 똑똑하네 싶었다. 우아한 거짓말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런데도 자신을 버리고 망가지는 역할을 과감하게 도전했고 너무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 그때 '내가 나중에 옆집 아줌마 역할 해줄게' 그랬는데, 밀회로 만났다. 천재 피아니스트 역할인데 옆집 총각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왔더라. 여자들이 왜 피아노 치는 남자한테 약한데, 거기에 동안이고 섹시하면서 피아노를 막 치는데 매력 있더라. 유아인이 역할에 푹 빠져서 하니까 저도 자극받아서 말수도 줄이고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 강인하고 단아한 한국의 여성상에서 요즘 불륜의 아이콘으로 떴다.

    "계획한 건 아니다. 전 '후남이'로 통했는데, 김수현 선생님이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2007)에서 발상의 전환을 해주면서 그 이후 온갖 팜므파탈 역할이 다 들어왔다. 밀회는 '아내의 자격(2012)' 하면서 안판석 감독과 약속한 게 있어서 이번에 다시 하게 됐다. 지상파에 방영되는 드라마도 좋지만, 저는 그보다 신뢰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게 더 좋다. 약속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지상파가 아니라도 잘만하면 결과도 좋더라.

    ◈ 억척스런 아줌마(우아한 거짓말)와 성공한 커리어우먼(밀회) 중 어떤 역할이 더 힘든가?

    "둘 다 힘들다. 드라마가 속전속결, 초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작업이라면 영화는 섬세하고 정성을 들여 다듬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밀회는 제 또래 여자 분들이 재밌게 볼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연하남과 작업을) 부러워하는데, 좋기만 하겠냐. 세대가 다른 사람의 만남인데, 배역으로 있다가도 얼마나 내가 끔찍하게 나올까 싶어서 걱정이다. 다행히 성적인 관계라기보다 피아노란 매개로 말이 통하는 설정인데, 그래도 어떻게 보일까 걱정이다. 마치 여행처럼 힘들어도 갔다 오고 나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일생일대의 좋은 역할이라고 본다."

    ◈ 우아한 거짓말은 청소년 폭력 문제를 다뤘다.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할까?

    "어렵고 힘든 문제다. 저도 잘 모르겠다. 우리 영화에 한해 말한다면 말로 받은 상처가 오래간다는 것이다. 저도 몇 년 전 들은 말이 가슴에 남아 가끔 그때 그 사람이 왜 나한테 그랬나 싶다. 만약 상대가 친한 친구나 부모, 형제자매라면 얼마나 더 오래 남겠냐. 간혹 부모가 "내가 네 낳고 미역국을 왜 먹었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하는데, 그 말을 들은 충격은 어른이 돼서도 남는다. 그러니까 어른들도 말실수를 하면 애들한테 사과해야 한다. 민망해서 무신경해서 그냥 넘어가면 마음의 상처가 병이 되고 우리 영화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된다. 말하는데 돈 드는 거 아니니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김희애(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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