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전태풍(사진 오른쪽)과 전자랜드의 포웰 (사진=KBL)
프로농구 부산 KT의 전태풍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을 15득점 이하로 묶겠다고 공언했다.
12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1차전. KT는 69-67로 승리했지만 전태풍은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포웰이 32득점을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전태풍은 가드, 포웰은 포워드다. 두 선수는 경기 내내 매치업을 붙을 일이 없었다. 전태풍이 포웰의 득점을 저지하겠다고 말한 것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자신감을 돌려 표출한 것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약속과 관련된 질문이 전태풍에게 주어졌다. 전태풍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었던 후안 파틸로를 째려봤다.
전태풍은 파틸로를 가리키며 "얘랑 아이라 (클라크), 두 선수의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가득 섞여있었다.
통역을 통해 상황을 전해들은 파틸로는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어이없다는듯이 전태풍에게 물었고 전태풍은 웃으며 "내가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파틸로는 차분한 목소리로 "우리가 이겼다"며 여유를 부렸다. 그 말을 들은 전태풍도 "우리가 이겼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포웰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3점을 올렸지만 수비에서는 포웰을 상대로 무너질 때가 많았다. 10점을 올린 전태풍은 수비에 집중하느라 오히려 공격적인 농구를 펼치지 못했다. 전창진 KT 감독이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수비만 열심히 했는데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공격적으로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수비에 신경을 썼다.
각자 아쉬움은 있었지만 전태풍과 파틸로 모두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다. 봄의 축제를 알리는 포스트시즌 첫 날의 승리는 그만큼 감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