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한 젓가락 하실래예?' 추신수가 모델로 나선 12일자 뉴욕 타임스 불고기 광고.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기획한 광고다.(사진=서경덕 교수)
'추추 트레인' 추신수(32, 텍사스)가 출연한 불고기 광고가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 실렸다. 12일(현지 시각)자 신문 A면 8면 하단 광고다.
'BULGOGI?(불고기)'라는 제목의 이 광고에서 추신수는 푸짐한 불고기 한 접시를 들고 젓가락으로 한 점 권하는 모습이다. 그 옆에 '텍사스 외야수 추신수입니다. 봄이 다가와 저는 이제 야구를 할 준비가 됐습니다. 저의 강한 트레이닝의 비법을 아세요? 바로 불고기입니다. 가까운 코리아 타운에서 불고기를 드셔 보세요. 아주 맛있습니다'는 문구가 있다.
이에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2일 '추신수가 특이한 광고에 출연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호기심을 드러냈다. 흥미 위주의 가십성 기사다.
SI는 "추신수가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아직 크게 알려진 인물이 아니지만 광고에 나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추신수가 미디어 노출로 미국 내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거나 뉴욕 타임스 국제면에 실린 광고로 불고기에 대한 보증을 위한 것"이라며 나름 출연 배경을 분석(?)했다.
이어 "아니면 정말 쇠고기 팬이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곁들였다. 기사에 앞서 추신수의 훈련 사진 밑에는 "김치나 비빔밥에 대한 추신수의 의견은 불분명하다"는 설명도 붙었다.
광고 문구에 대한 해석도 실렸다. 추신수가 강한 훈련 비법으로 불고기를 꼽은 데 대해 "엄격한 오프시즌 훈련을 소화하는 메이저리거들이 불고기를 먹는 게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단 "스트라이크존(SI 발행 야구 잡지)에서는 그 맛을 보증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SI는 광고 주체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광고 하단에 표기된 'ForTheNextGeneration.com'(다음세대를 위해) 사이트다. SI는 "추신수의 출연보다 이 사이트가 더 혼란스럽다"면서 "여기는 한글과 K-POP(가요), 2011 F1 코리아 그랑프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대한 사이트 링크가 전부이고 사이트 운영자도 답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기사 말미에 "추신수 광고 출연에 대한 배경과 뉴욕에 있는 맛있는 갈비집(a good kalbi place)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없이 연락하라"는 멘트를 실은 게 눈에 띈다.
뉴욕 타임스에 한식 홍보 광고를 내고 있는 서경덕 교수(왼쪽)와 12일자 불고기 광고에 무료로 출연한 텍사스 추신수.(사진=서경덕 교수)
이 광고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기획했다. 서 교수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내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추신수 선수가 광고 모델로 나와 요즘 더 인기를 끌고있는 불고기를 뉴욕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델료를 받지 않고 재능 기부를 한 추신수는 "우리 한식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홍보하는 취지에 공감,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이나 힘을 보태고자 했다"고 밝혔다. SI의 추측 대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쇠고기 마니아라서가 아니라 애국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번 광고는 국내 치킨업체인 치킨마루가 전액 후원해 이뤄졌다. 이 업체의 후원 속에 그동안 뉴욕 타임스에 비빔밥, 막걸리, 김치 등 4차례 광고를 실은 서 교수는 "올해는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스타들과 고기류를 집중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류스타 이영애와 MBC 무한도전의 비빔밥 광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트위터를 활용한 김치 광고, 미국 내 인기가 많은 배우 김윤진의 김치 광고 등을 묶어 조만간 한식아트북을 제작해 전 세계 주요 도서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가수 김장훈과 함께 미국 유력지에 독도와 동해를 알리는 광고도 실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