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내 도서관과 서점에서 '안네의 일기'를 대거 훼손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책이 '대필작'임을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일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최근 용의자로 체포된 36세 남성은 경찰 조사때 범행 동기에 대해 "안네의 일기는 안네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을 호소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용의자는 안네의 일기가 대필작이라는 근거없는 설을 확신한 채, 비판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책을 훼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안네의 일기 대필설은 과거 한때 제기됐지만 필적 감정 등을 통해 사실무근임이 확인됐다고 히로시마 소재 홀로코스트 박물관 관계자가 밝혔다.
일본 경시청은 용의자가 범행때 쓴 검은 장갑과 책의 파손된 일부분 등을 압수했다. 그러나 용의자가 불안정한 언동을 보이고 있어 경찰은 그의 정신상태가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도쿄도 도시마구 등 5개 구와 무사시노(武藏野)시 등 3개 시의 도서관 38곳과 서점 1곳에서는 작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안네의 일기 등 유대인 관련 서적 310권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네의 일기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족과 숨어 살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