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도입한 '권역별 순회경선' 방식의 수정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경선주자들의 반발이 제기되는 등 마찰이 빚어졌다.
18일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순회경선'에 '원샷경선'(한 차례만 치르는 경선) 방식을 절충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거론됐다.
한 회의 참석자는 "구체적 방식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과열경쟁과 내부 분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구체 방식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공천관리위가 최고위에 보고한 순회경선안은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의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적전분열'을 우려하며 원샷경선을 주장한 정몽준 의원 측 입장이 감안돼 수정 논의가 개시됐다. 수정안은 연설회는 권역별로 진행하되, 투표는 마지막 날 한번만 치르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당내 움직임에 대해 정 의원의 경쟁자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및 이혜훈 최고위원 측이 '정 의원 편들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김 전 총리 측 핵심관계자는 "상향식 공천제의 취지를 살리자면 민심을 많이 반영할 수 있는 당초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는 게 맞다. 특정 후보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미 서울시당에 이런 입장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 측 핵심관계자도 "경선을 많이 치러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고, 그때그때 투·개표를 해야 경선참여인단의 참여와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며 "후보 한 사람이 반대한다고 정해진 룰을 뒤집는 것은 공당의 자세라고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 측도 현재 거론된 수정안이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 의원 측은 "서울에서의 순회경선은 극렬한 대립과 분열, 조직 동원 등 후유증을 배가시킬 것"이라며 "원만한 경선진행 및 경선 후 당력 결집을 위해 (수정안이 아니라) 원샷경선이 채택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공천신청 마감이 5일 연장되자 '김 전 총리의 편의 봐주기'라며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반발한 바 있는 등 예비후보들 간 '경선 룰 신경전'이 그치지 않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