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허가 없이 돼지 족발이나 등뼈를 시중에 유통하고, 관리마저 비위생적으로 한 축산물 업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축산 폐기물 수거업자 등으로부터 돼지 족발과 등뼈를 공급받아 서울 및 경기 일대 식당에 판매한 혐의(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로 김 모(5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비위생적으로 관리한 돼지 등뼈와 족발을 김 씨에게 넘긴 혐의(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로 축산 폐기물 수거업자 방 모(52) 씨 등 18명도 입건했다.
방 씨 등 축산 폐기물 수거업자는 식당 판매용 족발과 등뼈를 취급할 자격이 없는데도 임의로 족발 등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공업용 돼지기름 등 축산 폐기물을 싣고 다니는 차량에 판매용 족발과 등뼈도 같이 싣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족발 등이 폐기물과 뒤섞여 위생상 문제가 있을 수 있던 상황"이라면서 "판매용 축산물은 변질 우려 등으로 인해 냉장 설비가 제대로 갖춰진 차량으로 운반하게끔 돼 있는데, 이들은 족발을 폐기물과 한 자루에 담아서 일반 트럭으로 운반했다"고 밝혔다.
또 김 씨는 수입산 냉동 족발을 물에 넣어 녹인 뒤, 유통기한이나 제조지 등을 표시하지 않은 채 '국내산 생족발'이라면서 일반 식당에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식당 주인들은 '식품에는 표시가 안 돼 있었지만, 거래할 때 전표에는 적혀 있어서 의심 없이 구매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 등이 이런 수법으로 판매한 족발과 등뼈는 모두 10억 원 상당 분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불량 족발 등을 공급받은 식당들 가운데, 납품받은 수입산을 국내산 생족발인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광고한 식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