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당국이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를 찾는 과정에서 능력 부족을 노출하면서 인근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수색을 진행하도록 통제권을 일부 넘겨주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실종된 상공기의 예상 이동범위를 크게 14개 구역으로 나누고 인도네시아와 호주, 중국, 카자흐스탄 등 관련국들과 수색을 협의 중이다.
WSJ는 말레이 정부 관계자가 이들 국가가 각자 맡은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수색을 진행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가 이처럼 다른 국가에 자체적으로 인근 지역을 수색해달라고 요청하한 것은 항공기 납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색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레이 당국의 '능력 부족'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이들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말레이항공 여객기 실종 이후 인도와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지원에 나섰지만 수색을 총괄하는 말레이 당국이 명확한 지시를 내리지 않아 그대로 발이 묶여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또한 현지에 해군 P-3C 초계기와 공군 C-130 수송기 한 대씩을 파견한 한국군의 고위 관계자가 말레이 정부의 수색 지시에 대해 "그다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자위대가 파견한 P-3C기와 C-130기 등 항공기 네 대도 모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 공항에 머물러 있고, 인도네시아 해군이 말라카 해협 수색 지원차 보낸 군함 네 척 역시 관련 작전 중단으로 대기 중이다.
중국은 인도양 북부 항로 가운데 자국 영내 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한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지시를 기다리던 자국 선박을 이동시키기로 했다.
인도양 남부 수색에 주력키로 한 호주는 P-C3기를 새로운 수색지역으로 파견했으며 미국도 최첨단 해상 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호주로 보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레이더 기록이나 비슷한 항공기를 봤다는 목격담, 실종경위에 대한 주장 등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태국 공군은 말레이항공 여객기가 사라진 지난 8일 자정께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했다가 유턴한 항공기의 신호 기록을 포착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 언론은 몰디브 뉴스포털 '하비루'를 인용해, 몰디브 주민들이 현지시간으로 8일 아침 6시15분께 낮게 비행하는 점보제트기를 목격했으며 흰색에 붉은색 줄이 있는 모습으로 말레이항공 여객기와 외관이 비슷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연방항공청(FAA) 전직 대변인 스콧 브래너는 말레이기의 부기장이 "모든게 정상이다"라고 교신하기 12분 전에 이미 비행기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장했다.
브래너는 "기장, 부기장 중 한 명은 뭔가 나쁜 의도로 비행기를 납치하려한 것이 100% 확실하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대만인 대학생이 위성사진 사이트 '톰노드'를 통해 발견했다며 정글 위를 날고 있는 흰색 비행기 사진을 미국 뉴스 공유 사이트 '레딧'에 올렸으나 사진의 진위나 해당지역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