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 합병 비용 많이 들 것"< INYT>

크림 전기·수도 우크라이나 의존 심해…교량 건설 등 인프라 비용도 엄청나

"러시아가 크림을 정치적으로 합병했지만, 경제를 살리는 데 드는 비용이 많을 것이다."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서방의 제재 위협에도 아랑곳없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 자치공화국 합병을 결정했지만, 러시아와 크림 모두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크림공화국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기대어 왔다.

크림공화국은 올해 예산 5억4천만 달러(약 5천800억원)를 편성했으나 이 중 3억 달러는 중앙정부에 의존할 계획이었다.

이제 크림이 러시아와 합병해 러시아가 이 예산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와 수도도 크림은 우크라이나에 의존해 왔다.

이고리 슬류냐예프 러시아 지역개발부 장관은 "크림에서 쓰는 물의 80%가 드네프르강에서 크림 운하를 통해 들어오고 전기도 80%는 수입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당장 크림 정부에 1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대로 추진될지도 의문이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크림으로 들어가는 육로를 끊을 상황에 대비해 크림과 러시아 간 교량을 건설하려면 30억∼5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크림의 대표적인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관광산업도 치안 불안 등으로 상당 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이같이 합병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마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벌어들이는 세수 증가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과 군인 등 공무원 급여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경제각료 회의에서 "예상 경제성장률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의 크림 합병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