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도쿄신문이 21일 보도했다.
핵연료 주기는 핵연료를 만들어서 사용한 뒤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한 플루토늄을 재활용하기까지 필요한 제반 시설을 완비해 가동한다는 의미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재가동한다는 자신의 정책을 전제로, "이용 목적이 없는 플루토늄은 만들지 않고,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는 결국 원전을 재가동한 뒤 거기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연료로 재사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도쿄신문은 소개했다.{RELNEWS:right}
일본은 현재 거의 완공된 핵재처리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해외에서 재처리해 반입하거나 국내 재처리 시설을 시험 운전해 추출하는 등 경로를 통해 이미 핵탄두 최소 5천 개를 만들 수 있는 44t의 플루토늄을 쌓아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단기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핵무기 보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쓸 곳이 없는 플루토늄은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입장이지만 일본이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의 여파로 가동중단한 전국의 원전을 순차 재가동하더라도 재처리한 핵연료를 사용할 곳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일본의 '핵무기 보유 잠재력'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재처리한 핵연료를 '꿈의 원자로'로 불리는 고속증식로 '몬주'에서 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몬주는 각종 사고 속에 가동 전망이 요원한 상태다.
한편, 도쿄신문은 핵연료주기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아베 내각의 에너지기본계획안(案)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 반대가 적지 않아 아직 각의(국무회의) 의결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핵연료 주기 정책을 국제회의를 통해 천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