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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호주 인종차별금지법 개정 논란 지속

    • 2014-03-24 15:16

    법무장관 "인간은 편견 가질 권리 있다" 주장

     

    인종차별금지법 개정을 추진 중인 조지 브랜디스 호주 법무장관이 "인간은 편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People do have a right to be bigots.)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브랜디스 장관은 24일 오후(현지시간) 캔버라 상원에서 열린 인종차별금지법 개정 관련 토론 시간에 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브랜디스 장관은 "현행 인종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은 인종적 비방을 정치적 검열에 의한 그릇된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라며 "호주에서 다시는 누군가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랜디스 장관의 이런 언급은 2011년 호주의 유명 언론인 앤드루 볼트가 자신의 블로그에 애보리진(호주 원주민)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가 인종차별금지법 제18조 C항 위반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의 인종차별금지법 제18조 C항은 인종주의적 이유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인종주의적 욕설을 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은 1980년대 호주 내에서 인종간 갈등이 촉발됐을 때 중국인·유대인·베트남 커뮤니티 등의 노력으로 신설됐다.

    하지만 자유당 정부는 이 조항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저촉된다며 해당 조항을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브랜디스 장관은 "인간은 편견이 심한 사람이 될 권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부연해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모욕적이거나, 불쾌하거나, 편협하다고 느낄 만한 말들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이날 하원 질의응답 시간에 브랜디스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표현의 자유란 것은 원래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브랜디스 장관을 두둔했다.

    볼트의 사례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의미에서 일명 '볼트법'으로도 불리는 인종차별금지법 개정안은 그러나 야당과 호주 내 소수민족 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어 자유당의 의도대로 개정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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