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고교생이 선로를 기어다니는 등 행패를 부려 지하철이 멈춰 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오후 8시 20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열차 내에서 미성년자로 보이는 남성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가 도시철도 종합관제실로 접수됐다.
지하철 1호선 하단역(노포동행 방면)에서 탑승한 이 남성은 옆자리에 앉은 30대 여성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고성방가를 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도시철도 직원들과 경찰은 10분 후인 오후 8시 30분께 토성역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행패를 부리는 고교생 A(16)군을 발견하고 열차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A 군의 저항은 완강했다.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게 손으로 붙잡고 의자팔걸이에 발을 거는가 하면 지하철 출입문과 승강장 틈에 발을 끼우는 등 위험천만한 행동도 일삼았다. A 군은 경찰 등을 피해 지하철 선로에까지 뛰어 내려 열차 아래를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도시철도 1호선 양방향의 열차는 모두 멈춰 서야만 했다.
A 군의 선로 상에서의 난동은 15분간이나 계속됐고 결국 형사 10명이 투입된 후에야 A 군을 붙잡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A군은 실업계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으로 이날 하교 후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술을 마시고 귀가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군은 경찰에서 "친구와 좋지 않은 일이 있어 기분이 나빴다"며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서 혼자 마셨고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정도로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야간이어서 미성년자인 A 군에 대한 계속 수사가 어렵다고 보고 그의 부모를 불러 일단 귀가조치한 상태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A 군에 대해 추가조사를 벌인 뒤 업무방해와 철도안전법 위반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