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포스터 (JTBC 제공)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는 성공을 위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 분)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의 음악적 교감과 애틋한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밀회'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뻔한 불륜을 소재로 담은 것 같지만, 자칫 거북해질 수 있는 불륜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밀회'의 혜원은 남편 강준형(박혁권 분)의 제자 선재와 금지된 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에게 끌리던 혜원과 선재는 방송 3회 만에 키스를 나누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스무 살이나 어린, 이제 갓 소년티를 벗은 20세의 선재와 사랑에 빠지는 40세 혜원을 보고 있으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지고, 본능에 따르게 되는 모습을 제작진은 실감 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우려되는 한가지는 불륜(또는 위험한 로맨스)가 미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밀회'는 '아내의 자격'을 흥행시킨 안판석 PD의 작품이다. '아내의 자격' 역시 자녀교육에 몰두하던 평범한 주부가 우연히 만난 치과의사와 격정적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안 PD는 이번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초점을 뒀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들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듯이 로맨스와 불륜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난제다. 로맨스(Romance)는 남녀 사이에 아름다운 사랑을 뜻하고, 불륜(不倫)은 남녀 사이에 지켜야 할 윤리를 넘어서는 행동을 뜻한다. 즉 로맨스는 합법적인 사랑, 불륜은 금지된 사랑이다. 하지만 로맨스와 불륜을 구분하는 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섣불리 '이건 불륜', '이건 로맨스'라 규정짓기 어렵다.
그렇지만 로맨스와 불륜을 같은 선상에 두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위험하다. '불륜도 로맨스'라고 말하는 사람은 손가락질 받기 쉽다. '밀회'의 혜원과 선재도 그렇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 아름다운 사랑일 수 있으나 이들이 아닌 제삼자가 판단하기에는 불륜일 뿐이다. 혜원과 선재가 펼치는 사랑이 달달한 로맨스일지 막장 불륜일지 평가는 시청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