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맞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의 노인학대도 비이성적인 추세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5남 2녀의 자녀를 둔 장모(여.85)씨는 자녀들의 학대로 지난 10일 생을 마감했다.
강원 원주에서 다섯째 아들과 살았던 장씨는 척추협착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어 제대로 거동을 못하는 데다 지난 겨울 아들에게 집 밖으로 끌려나가 농약으로 같이 죽자는 협박을 당하는 날이 많았다.
아들의 계속된 신체, 정신적 폭행과 또 다른 자녀들의 방임으로 장씨는 더욱 건강이 악화됐다.
결국 강원도노인전문기관으로 이송돼 보호를 받았지만 당뇨병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김모(여.81)씨 역시 함께 살고 있던 아들이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병원 입원을 반복하면서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고 또한 아들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해 한쪽 팔과 다리에 마비가 왔다.
더욱이 방안에는 대,소변이 그대로 방치되어 엎드려 생활 했던 김씨의 이부자리 등에는 구더기와 파리가 꼬여 있는 상황이었다.
김모씨 역시 아들과 딸이 있었지만 모두 생활고로 왕래가 없었고 쓸쓸하게 혼자 치료를 받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강원권에서도 노인을 상대로 한 학대가 최근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노인전문기관의 자료를 보면 강원 영서지역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11년 260건, 2012년 267건, 2013년 28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상담건수도 각각 1,875건, 1,975건, 2,186건으로 늘었다.
노인학대 가해자 유형을 보면 아들이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딸, 배우자, 며느리 순이었다.
박종팔 강원도노인전문기관장(용인송담대 교수)은 "가정 내 노인학대의 주 발생원인은 어르신의 특성 이해 부족과 부양자의 부양 스트레스 등을 가정문제로 치부하여 외부에 알리지 않는 은폐적 성향이 강한데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노인학대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학대관련법 제정을 통한 실질적인 노인학대에 대한 제재방안 등이 요구되며 무엇보다 복지사각지에 있는 노인에 대한 사회복지 서비스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