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만에 '4강 신화'를 재현한 여자 컬링 대표팀은 눈앞에서 동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털어내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스킵(주장)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대표팀은 24일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막을 내린 2014 세계여자선수권대회를 4위로 마치고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4강에 올랐지만, 러시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 11엔드의 마지막 샷 실수로 아쉽게 첫 메달은 다음으로 미뤘다.
마지막 샷을 던진 김은지는 당시를 떠올리자 금세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은지는 "메달을 코앞에서 놓쳐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다"면서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쉬움을 곱씹기보다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슬비는 "성급하게 서두른 부분이 있는데, 동메달과 경험을 바꿨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에는 더 침착하게 경기할 노하우를 얻었다"고 말했다.
스위스와 스웨덴 등 강국들을 줄줄이 꺾은 것을 두고도 "늘 이기고 싶던 팀을 이긴 만큼 이 기억을 살려 다음에 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슬비는 "2012년에 4강에 오른 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메달을) 놓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달라진 마음가짐도 덧붙였다.
김지선도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팀원들과 웃으며 껴안은 것을 두고 "어차피 경기는 끝났고, 이것 또한 우리가 가져갈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면서 "평창올림픽까지 4년간 더 열심히 준비할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김지선의 말대로 선수들은 올해 소치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4강에 오른 과정 모두가 큰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선은 "올림픽을 치르고 나니 경험이 쌓였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부담이 적어서 더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맏언니 신미성도 팀의 뒷심이 좋아진 것에 대해 "올림픽에서는 긴장감 때문에 후반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큰 대회를 치러 보면서 사기가 올랐고,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경험을 거름 삼아 4년 뒤 평창에서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선수들의 마음이다.
막내 엄민지는 "평창까지 4년 남았는데, 팀워크를 다져 더 단단해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