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금융지주그룹이 조만간 일부 계열사들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금융지주그룹의 자회사인 씨티그룹캐피탈은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한 노사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씨티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씨티캐피탈 노사가 구조조정과 관련한 협상에 착수해 현재 규모와 시기,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벳 회장이 이번주 안에 한국을 방문한다.
씨티그룹캐피탈 구조조정과 관련한 노사협의가 시작된 민감한 시점에 이뤄지는 방문인 만큼 씨티금융지주 주력인 씨티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코벳 회장이 입국해 금융지주 경영전반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자연스레 구조조정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시티은행은 경영 악화와 구조조정 등의 문제에 이어 고객정보유출 사태, 100억 원대 대출 사기 등의 문제가 줄줄이 터져 나오면서 13년 집권의 '하영구 체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씨티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한국내 사업을 디지털뱅킹 구축과 주요 거점도시의 상류층을 상대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겠다"며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그렇지만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벳 회장이 이달안에 방문하는 것은 맞지만 정기적 방문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씨티은행의 구조조정 규모가 직원 800~1,000명, 점포 숫자는 절반 가량 감축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으론 씨티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단계적으로 인력과 조직을 축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면서도 "(조만간 구조조정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국내 지점 218개 중 22개를 폐쇄했고 200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다른 외국계 은행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국내 지점 350개 중 100개 가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SC은행은 지난 2011년 8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한 이후 2년만인 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SC관계자는 "대면접촉이 줄어드는 금융환경과 고객 패턴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점수를 25% 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HSBC은행도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HSBC관계자는 "기업금융과 개인 금융 중 개인금융 10개 지점을 금융위원회의 폐지인가를 얻어 지난 21일 폐쇄했다"고 밝혔다.
국내은행의 경우 예년보다 활발한 희망퇴직 시행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만 55세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말까지 만 55세 임금피크제 해당 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들어 지난달까지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상반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총 30명으로부터 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은행도 올 초 '시간제 전담 관리직 채용(100명)' 공고를 내면서 희망퇴직 신청을 동시에 받았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