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무덤 보도스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0일부터 서울시와 경찰청의 대대적인 지원 하에 마포대교, 강남대로 등지에서 촬영이 예정된 가운데 한국영화 ‘소녀무덤’이 지하철에서 촬영을 거부당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소녀무덤 측에 따르면 제작진은 최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지하철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협조요청을 했으나 끝내 거부당했다.
첫 장면에 지하철 분량이 몇초 가량있어, 승객이 타지 않는 차고지에서 찍을 계획으로 2월 말에 촬영 신청을 해서 허가를 받았는데 촬영을 1주일 앞두고 협조가 힘들다는 통보를 받은 것.
이 영화를 제작하는 주필호 대표는 27일 CBS노컷뉴스에 "불허이유를 물으니 상부에서 불허했고 둘째는 민원발생을 우려해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헌 프로듀서는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차고지에서 찍는다고 했었다”며 “승객이 타지 않는 차고지에서 찍는데 무슨 민원이 생긴다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주 대표는 “지금껏 한국영화는 지하철 촬영이 허락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동안 영화 속 지하철 장면은 폐차돼 전시돼 있거나 양수리 지하철세트에서 찍은 것인데, 이로 인해 미술비용이 많이 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 ‘감시자들’에서 극 초반 한효주와 설경구가 등장하는 지하철 장면도 폐차해 전시해놓은 지하철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소녀무덤이 지하철 촬영을 거부당한 것과 달리 어벤져스2는 여의도역, 여의나루역 주변을 다 폐쇄하고, 지하철도 무정차 통과시킨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소녀무덤은 겨우 4-5시간 촬영에 불과한 정도라 한국영화 홀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덕필름의 김순모 프로듀서는 이날 소녀무덤 촬영불허 소식에 대해 “어벤져스2에 전폭적인 지지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할리우드 영화에 지원하면 한국영화에도 지원해주고 큰 영화에 지원하면 작은영화도 동등하게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한국영화 촬영허가에 인색한 지금의 관행에 변화가 생기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