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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론 서바이버' 사실적 사운드로 차별화한 믿기힘든 실화전쟁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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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론 서바이버' 사실적 사운드로 차별화한 믿기힘든 실화전쟁드라마

     

    2005년 미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레드윙 작전을 다룬 영화 '론 서바이버'는 영화의 제목처럼 죽음의 사투를 벌인 고독한 네 군인의 모습을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전쟁영화로 손꼽을만하다.

    하지만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이 실화가 생소한 입장에서 이 사건의 비극에 온전히 감정이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국제적 분쟁을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으로 보기 힘든데,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군인의 끈끈한 형제애와 아프가니스탄의 믿기힘든 파슌툰왈리 전통 그리고 사실적 사운드로 재현한 긴장감 넘치는 당시의 전투상황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2005년 6월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 중인 미 해군 엘리트 특수부대 네이비씰의 마커스, 마이클, 대니, 매튜는 미군을 사살한 탈레반 부사령관 샤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통신이 두절돼 고립되고, 설상가상 잠복중 산으로 올라온 양치기 소년 일행에게 들켜 그들을 죽일 것인지, 교전 수칙에 의해 살릴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논쟁 끝에 이들을 살려주나 이 선택은 그들에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탈레반의 추격에 수적으로 열세인 네 요원은 죽음의 사투를 벌이고 그들을 구하러 치누크 헬기를 타고 출격한 16명의 대원들은 적의 로켓포에 맞아 추락한다. 여기에는 한국계 미국인인 제임스 서 하사도 포함돼 있었다.

    론 서바이서는 유일한 생존자 마커스 레드렐과 기자인 패트릭 로빈슨이 쓴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국내에서는 '배틀쉽'으로 유명한 피터 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은 발매되자마자 뉴욕타임즈 논픽션부문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이 영화는 검푸른 밤바다에서 네이비씰 대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구호를 외치는 등 극한의 상황에서 특수훈련을 받고 있는 장면으로 영화를 연다.

    이어 가족들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동료들끼리 우정을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 뒤 아프가니스탄의 메마른 바윗산으로 임무수행에 나선 네명의 대원을 따라잡는다.

    양치기 일행을 살려둘지 논쟁을 벌이는 상황은 흥미롭다. 죽이자고 주장하는 대원은 "내 동료가 머리가 잘린채 TV에 나오길 바라지 않는다"고 외친다.

    다른 요원은 민간인으로 보이는 그들을 죽이는게 양심에 걸린다. 현지 진보언론의 비난도 두렵다.

    결국 인간애를 선택하나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목숨이 오가는 전시상황에서 매우 나약하고 순진한 결정으로 판가름난다.

    하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 예기치못한 반전은 공교롭게 살릴자고 주장한 이가 유일하게 살아남으면서 그때 베푼 자비가 돌아돌아 또다른 삶을 준거 아닌지 감상적인 생각도 든다.

    총탄에 맞은 살점에서 피가 흐르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동료의 안위를 걱정하는 네 대원의 전우애는 성공을 위해 배신을 일삼는 도시의 삶과 비교된다.

    더불어 "내 집에 온 손님은 목숨을 받쳐서라도 지켜낸다'는 아프가나스탄의 파슈툰왈리 전통은 믿기힘들 정도로 놀랍다.

    버그 감독이 이 실화에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런 점들로 그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피어난 인간애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극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드는 의문도 있다. 애국심과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전에 전쟁의 포화 속에 몰아넣지 않는 방법이 진정 없는지, 특히 언제나 격전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정치인들에게 묻고싶다.

    버그 감독은 네이비씰 요원들이 당시 현장에서 겪은 고독과 공포, 죽음의 사투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는 것으로 그들의 희생을 기린다.

    특히 영상이 아니라 사운드로 그 처절한 전투의 생생함을 구현해낸다. 과장된 영화적 액션은 없다. 실제 전투처럼 네 명이 서로 엄호하고 때로 흩어져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
    대원들이 바위 절벽 밑으로 떼굴떼굴 굴러 떨어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배우들의 몸이 지면에 닿을 때 퍽 하는 마찰음과 그들의 몸이 바위에 부딪혀 뼈가 부러지는 소리 등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사실적인 총소리, 이들을 구하러 출동한 치누크 헬기가 로켓포에 맞아 추락하는 장면은 마치 전투현장을 옆에서 지켜보는 기분이다.

    배우들은 엄숙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육체적으로 힘들어 "정말 포기하고 싶은 날이 있었지만 그들이 몸소 켞은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었다"며 이 영화에 임한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월10일 북미에서 개봉해 역대 1월 개봉작 중에서 '라이드 얼롱' '클로버필드'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오프닝 성적을 거뒀다. 제19회 비평가협회상에서 액션영화상, 액선영화 남우상을 수상했다. 15세 관람가, 121분, 4월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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