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1년 4개월만에 정부간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국장급 협상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개최됐으며 북한 측에서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가, 일본 측에서 이하라 준이치(伊原 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송일호 대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온지 한달이 지났다"면서 "꽃이 피고 푸른 잎이 소생하는 이런 계절에 조일(북일) 정부 회담이 열렸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하라 국장은 "2012년 11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정부간 협의에 이어 개최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을 두번째 2차 정부간 회담이라고 규정한 뒤 지난 협의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넓은 관심사항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논의를 희망하면서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 대사는 이에 대해 "1년4개월의 시간이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지만 1년4개월만에 열리는 회담인 만큼 상호간에 솔직하고 진지한 태도로 협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중 북한대사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협의는 언론에 공개된 양측 수석대표의 모두발언에 이어 7~8명씩으로 이뤄진 양측 대표단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일 정부간 협상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중단된 2012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들어서는 첫 번째 협상이다.
일본은 회담에서 자국민 납북자 송환과 납치 문제 재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이 시행 중인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북한은 이날 회의에 이어 31일에는 주중 일본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이틀째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북한대사관을 첫날 회의장소로 제공한 북한 측은 일본 및 중국 기자들 외에 취재를 희망한 한국 언론에게도 출입을 허용하는 등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 대사관 측은 이미 취재신청을 한 일본 및 중국 취재진 외에 이날 오전 대사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 특파원단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북한 대사관이 한국 언론에 취재를 허용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번째다.
북한 측은 지난 1월 29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의 외신 기자회견에 한국 언론의 취재를 허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