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후보 연설을 듣기 위해 몰린 시민들. 윤성호기자
민주당과 통합신당을 창당한 대전지역 새정치연합 출신 예비후보들이 당에 '공천 지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에 대한 공천 배려를 해달라는 것인데, 민주당 측 반대가 만만치 않은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갓 출범한 상황에서 양측의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출신 송용호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과 당원이 있었던 민주당 측과 새정치연합 측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제3지대 통합신당을 만들자고 했을 때 5대 5 지분을 분명히 말하고 공표한 만큼 젊은 정치신인들을 위해 약속한대로 5대 5 지분을 지켜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측을 고려해 새로운 당헌·당규에 일반 국민과 당원을 구분하지 않고 선거인단에 참여시키는 '국민경선' 방식이 도입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송 예비후보는 이 같은 주장이 광역의원 출마 예정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출마하는 대전시장 공천과 관련해 "중앙당의 공천 룰에 따르겠지만, 이런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해준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특히 "지금 말하기는 섣부른 감이 있지만, (전략공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런 방법이 과연 새정치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역시 새정치연합 출신인 선병렬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장 후보는 전략공천이 가능하다.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민주당에 전략공천을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선 예비후보는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5대 5의 비율로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는데, 지금 신당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안 의원 측 사람이 거의 없다. 전북이나 광주, 대전은 전략공천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역시 '지분'을 내세웠다.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앞으로 그런 발언은 삼갈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새정치연합 측의 잇따르는 지분 요구에 대해 민주당 출신 예정자들은 대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한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는 "출신에 관계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발돼야 할 것"이라며 "당이 승리하기 위해 통합을 했는데 서로 밥그릇 싸움만 하게 되면 사실상 통합 이전 상황과 다른 게 무엇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가뜩이나 창당 절차로 공천 일정 등이 늦어진데다 무공천 재검토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고민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 공동위원장은 "지분 나눠먹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상민 위원장은 "5대 5 정신은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공동 리더십을 인정하며 통합을 이끌자는 의미였던 것이지, 한 당이 됐는데 계속 지분 나눠먹기를 하면 그게 같은 당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심사과정을 거쳐 발굴할 것이고 필요에 따라 전략공천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5대 5 지분 차원에서는 있을 수 없다"며 "그것은 새정치와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 요소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전은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