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첫 의원총회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약속실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6월 지방선거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거듭 못 박으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어서 진퇴양난이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다시 한 번 부각했다.
안 대표는 이어 "우리에게는 큰 희생이지만 국민을 위해 과감히 포기하고 더 중요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드릴 때 우리의 진정성을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지만 새정치연합이라도 무공천을 하면 국민들이 인정을 해 줄 것이라는 뜻이다.
김한길 대표도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대화를 거부하고, 응답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불통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이런 가운데 경기지사에 출마한 원혜영 의원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당공천 폐지 촉구 1인 시위에 나섰고, 우원식·신경민·양승조 최고위원은 서울광장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두 공동대표가 이처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고 무공천 방침을 거듭 밝혔지만 의총장에서 의원들의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기초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만 무공천 할 경우 현재대로라면 결과가 지극히 부정적이라는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정청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한 만큼 전당원투표로 당론을 결정하자고, 김현미 의원은 새로운 당론 확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지도부에 요구했고, 노영민 의원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지켜본 한 당직자는 "의원들이 선거 완패 가능성 등 실제로 지역구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다 출구를 마련할 것인지 또는 당장 무공천 재검토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지도부의 답을 요구하는 자리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무공천 입장은 확고하다. 이와 관련해 한 핵심 의원은 "무공천 재검토는 실리 뿐 아니라 명분조차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재고의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최재천 전략홍보부장은 전날 "당내 논의는 개방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그 결론을 바꿀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확인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서 "선거는 현실이지만 현명한 국민들은 누가 새정치 후보이고, 누가 낡은 후보인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 후보인지 아실 거라 믿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