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에이스급으로 격상' 최근 2경기 연속 팀 내 1, 2선발 대신 선발 등판해 최고의 투구를 펼친 LA 다저스 류현진. 현지 언론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부담이 적잖았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단숨에 에이스 반열에 오르며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
올 시즌 초반 잇따라 1, 2선발을 대신해야 했던 류현진(27, LA 다저스). 사이영상 듀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부상으로 부담이 큰 경기들에 나서야 했다. 본인도 몸이 성치 않았던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멋지게 해냈고, 찬사가 쏟아졌다. 팀 내 3선발에서 일약 에이스급으로 도약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커쇼-그레인키 대신 등판해 120% 역할 수행류현진은 3월 31일(이하 한국 시각) 샌디에이고와 원정에서 7이닝 7탈삼진 3피안타 3볼넷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승리 투수 요건까지 갖췄지만 8회 브라이언 윌슨의 불펜 방화로 시즌 2승이 무산됐다.
지난 23일 애리조나전에서는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호주 시드니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5이닝 5탈삼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에이스의 역할을 120% 해냈다. 당초 23일 경기는 그레인키가 선발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14시간 장거리 호주 비행에 대해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인 데다 시범 경기 오른 종아리 통증까지 찾아왔다.
류현진이 대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빠진 그레인키의 몫을 해낸 것이다. 경기 후 ESPN은 "경기 전 류현진이 그답지 않게 긴장한다고 했지만 경기에선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호평할 정도의 쾌투였다.
미국 본토 개막전이던 31일 경기도 원래는 커쇼의 등판이었다. 그러나 성실맨이던 커쇼 역시 등에 이상을 보이면서 데뷔 7년 만에 첫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번에도 류현진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본인도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황이었다. 23일 경기에서 주루 도중 오른 엄지 발톱 부상을 입어 절반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았다. 당초 3, 4일 샌디에이고와 2연전에서 등판이 예상됐지만 팀 사정을 위해 또 나선 것이었다.
▲"현 No. 1 투수"…연봉 차 7배 에이스급 활약
'이미 이들은 동급?' LA 다저스가 자랑하는 에이스급 3인방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자료사진=다저스 트위터, 게티이미지)
어려움을 이겨낸 결실은 크고 달콤했다. 사이영 듀오의 공백이 오히려 류현진의 위상을 더욱 드높였다. 진정한 메이저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는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저명한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피터 개몬스는 31일 트위터에 "류현진의 경기를 본 한 구단 단장이 '오늘 아마도 메이저리그 투수 중 넘버 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썼다. ESPN도 1일 "류현진은 2경기에서 믿을 수 있는 에이스 같았다"고 강조했다.
이외도 현지 언론의 칭찬은 쏟아졌다. 유력지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사이영 수상자 커쇼와 그레인키가 있지만 현재 원하는 선수는 바로 류현진"이라며 에이스급 위상을 전했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보석처럼 빛나는 투구를 했다"고 극찬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류현진의 오는 5일 LA 홈 개막전 등판 가능성도 전망했다. "다저스가 커쇼도 하지 못했던 시즌 첫 6경기에서 3번 선발 등판 위업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레인키는 2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로 예고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AP통신이 공개한 100만 달러 이상 빅리거들의 올해 연봉 현황에 따르면 류현진은 248위에 불과하다. 연봉 350만 달러와 계약금을 6년으로 나눈 약 83만3333달러가 포함된 약 433만 달러(약 46억 원)다.
1위는 바로 그레인키의 2800만 달러(약 297억 원)로 류현진의 약 7배다. 커쇼는 지난해 7년 2억1500만 달러(약 2284억 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해마다 연봉에 차이가 있지만 1년 평균 300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이다.
류현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봉이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을 놓고 본다면 경기력만큼은 충분히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그렇게 류현진이 컸다.